Q. 마케팅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3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직장생활을 한 지는 5년 정도 됐고 1년 전 현 직장으로 이직했습니다. 입사 때부터 기획업무를 했었지만 분야가 마케팅이 아닌 웹 분야라 새롭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현재 회사에 들어왔습니다.
나름대로 승부근성이 있어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거의 매일 야근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분야는 달랐지만 1년 정도 열심히 일하니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팀 내에서도 중요한 일들을 저에게 맡기고 후배들은 물론 선배들도 업무와 관련해 저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팀에 결원이 발생해 새로운 경력사원이 들어오게 됐는데 4년간 미국유학을 마치고 1년 정도 경력을 쌓았지만 프리랜서로 근무해 마케팅 기획에 대해서는 신입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미국유학 경력을 매우 높이 평가, 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업무를 그에게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 굵직한 업무들도 조금씩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경력도 짧고 입사한 지 얼마 안돼 생소한 것이 많다 보니 저에게 이것저것 묻더군요.
처음에는 입사 선배로서 친절하게 가르쳐줬지만 3개월 정도 지나고 보니 이제는 제가 새로 온 경력사원의 비서가 된 기분입니다. 미국유학이 그렇게 대단한 건지 자괴감도 들고 제 자리를 뺏기기 전에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움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창훈(남ㆍ33세)
A. 자신보다 늦게 입사했고 경력도 짧은데 단지 미국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면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업무를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 불안한 마음도 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이직을 생각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이직할 경우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직한다면 팀 사람들은 분명 새로운 경력사원에게 밀려 스스로 퇴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직시 평판조회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므로 이러한 여지를 남기는 것은 향후 커리어를 쌓는 데 불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단지 미국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회사가 중요 업무를 맡기는 상황에서 그 사람의 역량이 그에 따르지 못한다면 오래잖아 회사도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조직은 조건만 보고 능력없는 사람에게 계속 중요 업무를 맡기지는 않습니다. 우선 새로 입사한 경력사원과 자신의 업무역량을 비교해 보고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막연하게 회사에 대한 불만만 갖고 있다면 업무만족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업무성과도 기대한 만큼 나오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경쟁력을 찾아 발전시키고 차별화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우려하는 바와 같이 뒤늦게 들어온 경력사원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사와의 면담을 통해 현재 갖고 있는 불만과 불안사항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동안 자신이 맡아온 업무에 자신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회사의 입장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전달해 업무를 조율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도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직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 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