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내 공장 파업으로 인한 8월의 생산 차질을 해외 공장 생산 확대를 통해 철저하게 막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장 생산 차질로 내수 판매와 수출이 모두 줄었지만 해외 공장을 풀가동해 전세계 판매량을 7월보다 오히려 늘리는 데 성공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8월 국내 공장 파업으로 내수 판매가 7월에 비해 19.6% 감소하고 수출 또한 9% 감소하는 와중에도 해외 판매를 9.8%나 늘리는 데 성공해 전세계에서 전월 대비 5% 증가한 38만1,42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8월 국내 공장 생산 차질은 4만여대. 이에 현대차는 해외 공장을 풀가동, 7월 20만9,965대보다 4만대 가까이 많은 24만8,161대(+18.2%)를 생산해 국내 생산 감소분을 커버했다.
기아차 역시 8월 파업으로 내수 판매가 전월 대비 6%, 수출이 1.4% 줄었지만 해외 판매를 8.6% 늘리는 데 성공해 전체로는 7월보다 5.7% 많은 22만4,247대를 판매했다. 파업에 따른 기아차의 8월 국내 생산 차질분은 9,500대가량이지만 해외 생산을 7월 8만5,414대보다 1만5,000대 이상 많은 10만1,211대(+18.5%)로 끌어올려 판매 실적을 방어했다.
이 같은 판매 수치는 현대ㆍ기아차 측이 노조 파업 전부터 "해외 공장을 풀가동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한 치도 틀리지 않은 결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판매의 경우 노조 파업에 따라 국내 공장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이를 만회해 판매량을 오히려 늘렸다"면서 "9월 역시 해외 공장을 풀가동해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현대ㆍ기아차의 파업으로 인한 내수 판매 감소분은 모두 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 경쟁 업체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은 8월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6.7% 많은 1만3,406대를 판매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월별 판매 수치인 동시에 2003년 이후 8월 판매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이다.
르노삼성 역시 준중형 'SM3', 중형 'SM5',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5' 판매를 고루 늘리며 8월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8월 대비 27.3% 늘어난 5,094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출신으로 이달 르노삼성에 합류한 박동훈 영업본부장은 "최근 회사의 안정적인 모습들이 고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내수시장 확대에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7월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8월보다는 39.2% 증가한 5,158대를 8월 내수 시장에 판매하며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과시했다.
한편 현대ㆍ기아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 국산차 5사의 8월 판매 합계는 내수 11만338대, 해외 57만9,532대 등 총 68만9,87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내수와 해외 각각 29%, 24.3%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 8월은 현대차와 기아차 국내 공장이 한 달 내내 부분파업을 벌여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에 증감 비교는 의미가 없다. 다만 8월 실적을 전월인 7월에 비교하면 내수는 11.7% 감소하고 해외는 11.6% 증가해 전체로는 7.1% 판매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