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의 카지노 허용 여부를 두고 고심하던 정부가 적극유치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외국인의 카지노 설립허가 요건을 완화한다는 게 얼마 전 제시된 정책방향이다. 관광진흥 차원에서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하자 동남아 최대 카지노 자본인 젠팅그룹은 제주도에 대규모 복합 리조트 조성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사전심사에서 탈락했던 중국계 리포그룹도 다시 신청서를 냈다.
카지노는 외국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내수진작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호텔과 쇼핑몰·테마파크 등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 리조트 산업으로 진화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관광대국인 마카오와 싱가포르는 카지노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럼에도 사행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내국기업 역차별 논란도 엄존하는 게 사실이다.
관건은 사회적으로 상충된 가치를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사행성 논란과 특혜 시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허가에 앞서 몇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우선 내국인 출입 문제에 대해 분명하고도 명확한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외국인 카지노만 허용할 것이라지만 해외자본들이 글로벌스탠더드를 앞세워 내외국인 모두 출입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유수의 카지노는 대부분 오픈 카지노다. 허가를 받고서 카지노 사업권을 되파는 이른바 '먹튀' 문제는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카지노는 허가 자체가 사실상 특혜다. 장밋빛 투자계획을 제시했다가 허가를 받고 사업권을 넘긴다면 약속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진흥 차원에서 카지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정부는 해외 카지노 유치효과만 일방적으로 홍보할 게 아니라 부작용 최소화 방안은 물론 유치지역과 적정개수를 담은 종합적인 청사진부터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카지노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