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社 WBC결승전 '외면'

韓·日준결승전 동시 생중계와 대조적… 시청자 빈축

21일 열린 WBC 일본-쿠바 결승전.

‘WBC 결승전, 지상파는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권을 놓고 법정다툼까지 벌였던 지상파 3사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결승전 중계는 외면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21일 오전 11시부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벌어진 WBC 결승전 쿠바와 일본의 경기를 아무도 중계방송하지 않았다. 19일 열렸던 한-일전은 경기 시작 2~3시간 전부터 연예인들을 동원한 거창한 응원쇼까지 곁들여가며 3사가 동시에 경쟁적으로 중계방송 했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1일 한국-앙골라 축구 평가전에 이어 지상파 3사가 한 스포츠 경기를 동시에 생중계함으로써 채널 선택권 박탈과 전파 낭비라는 따가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지상파 3사는 준결승전 당일까지 경쟁적으로 9시 뉴스 시간의 절반 이상을 WBC 소식으로만 채워넣기까지 했다. 방송 3사는 WBC 준결승전 중계권을 놓고 KBS가 MBCㆍSBS를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다툼을 벌이다 18일 방송 3사 스포츠국 책임자 회동에서 준결승ㆍ결승을 3사가 공동중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일부 네티즌은 “장사가 될 것 같으니까 준결승 때는 연예인을 동원해 시청 광장에 무대까지 차리며 하루종일 ‘오버’하더니 한국이 탈락하니 결승전 중계는 아예 외면하는 것은 너무 속보이는 짓 아니냐”고 꼬집었다. MBC 관계자는 “방송 3사가 결승전을 공동중계하기로 했던 것은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을 전제로 했던 것”이라며 “한국이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경기의 결승전을 지상파에서 중계하지 않는 것은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쿠바-일본 WBC 결승전은 스포츠전문 케이블TV 채널인 엑스포츠(Xports)에서만 생중계했다. 이번 WBC 경기 중 지상파 3사는 예선과 본선을 막론하고 한국 팀이 아닌 외국 팀간의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생중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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