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 유동성 위기속 산은 '인수불가'에 결정 "뼈 깎는 자구 노력 추진하겠다"
한동훈기자 hooni@sed.co.kr
STX그룹 계열의 국내 3위 해운회사 STX팬오션이 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STX팬오션은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을 결의했다.
해운시황 불황에 따른 경영악화로 지난해 말부터 STX팬오션 매각을 추진해온 STX그룹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인수 불가 결론을 내리자 법정관리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3위 해운사이자 벌크선사로는 국내 최대인 STX팬오션은 범양상선 시절이던 지난 2002년 채권단 관리 졸업 이후 11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비운의 기업이 됐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STX팬오션의 모든 권리·의무가 동결된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개시하면 STX팬오션은 법원의 관리하에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STX팬오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이른 시일 안에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지고 채권자, 화주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TX팬오션은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벌크선운임지수(BDI)의 급격한 하락과 시황 회복 지연, 중국 조선소의 생산량 증대에 따른 선박량 공급 과잉, 장기용선 계약의 부실화, 유류비 부담 상승, 거래처 부실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와 손실 발생, 신규 선박 도입에 따른 부채와 상환 원리금 증가 등 이유가 맞물려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STX팬오션은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용선료 지급 등 필요한 자금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당장 시급하게 필요한 운영자금만 2천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오는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2천억원 규모다. STX팬오션의 부채는 선박금융 2조5천억원, 회사채 1조2천억원, 은행 채권 7천억원 등 4조4천억원에 달한다.
STX팬오션은 시황 하락과 공급 과잉 현상이 가까운 미래에는 해소될 것이며 고가의 장기 용선계약 조정으로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고 회생절차를 통한 인수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회생절차 개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천일 STX팬오션 신임 사장은 "회생절차 개시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재무개선을 추진해 최단 기간 내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고 조기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TX그룹 계열사 가운데는 STX팬오션 외에도 STX건설이 이미 지난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이밖에 ㈜STX,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077970, 포스텍 등 5곳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들어갔거나 협약을 신청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