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산업자원부는 보일러등유 품질개선대책회의를 열고 그 동안 소비자들의 큰 불만을 사 온 그을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류성상을 하향조정하는 등 보일러등유의 품질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산자부는 석유제품을 90% 증류시키는 데 필요한 온도인 증류성상을 현행 280∼350℃에서 285∼325℃로 낮추도록 보일러등유의 품질기준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연료의 경화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인 여름·겨울철 유동점 구분을 폐지하고 겨울철 유동점(현행 -15℃)으로 일원화한다.
산자부는 또 보일러등유 재고물량을 신규 품질기준에 적합하도록 보정한 후 출하토록 지시했다.
산자부가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져 제도도입의 효과가 크게 희석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 보일러등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프터 서비스(A/S) 요구는 도입 1년여 만에 무려 6만여건에 달했을 정도였다.
산자부와 정유업계는 그 동안 그을음이 발생한 이유를 소비자가 공기흡입장치(댐퍼) 조절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해왔다. 결국 이번 품질개선조치는 종전의 입장을 180도 바꾼 것으로 졸속행정이란 비판을 면키 어렵게됐다.
보일러등유란 등유와 경유를 반반씩 섞어 제조된 새로운 유종으로 등유에 비해 열량이 높고 경유에 비해 추울 때 연소조건을 향상시킨 열원용 유류이다. 외국에서 쓰이는 히팅 오일(HEATING OIL)과 같은 기름이다.
박동석기자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