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의 남성학] 성전환 3만명의 인권

`바꿔` 신드롬 때문인가. 성(性)을 바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성의식이 개방되고 사회적 인식이 관대해지면서 성전환(트랜스젠더) 수술을 통해 자신의 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국내에는 약3만명의 성전환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은 200여명으로 추정되고 이들 중 80% 이상이 여성으로 성을 바꾸려는 남성들이다. 성전환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TS(트랜스젠더)와 CD(Cross Dresserㆍ여장남자)의 친목도모와 교류 등을 목적으로 한 회원제 인터넷 사이트가 개설됐다. 또 성전환 여성 누드모델인 이 모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올바른 트랜스젠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성전환 전문 클리닉도 개설되고 있다. 수술은 남자의 경우 우선 남성을 절제하고 인공적으로 질을 만드는 질 재건술을 기본으로 하는데 가슴확대와 이마 성형, 턱 성형 등이 총체적으로 이뤄진다. 자궁 등 내성기가 없어 임신은 불가능하지만 80% 가량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을 제외하고는 성적으로 완벽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을 남성으로 만드는 수술은 훨씬 더 까다로운데 유방 난소 자궁 난관 등 여성 기관을 제거한 후 팔뚝 피부를 이용, 남성 심벌을 만든다. 하지만 이 같은 성전환 수술은 종교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으며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 바뀐 성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들의 인생은 여전히 반쪽일 수밖에 없다. 또한 수술비도 2,000여 만원에 달해 웬만한 의지와 경제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본래의 성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이들 성전환증 환자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가족으로부터도 소외 받고, 정상적인 직업도 얻기 힘든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하고 있다. 하지만 3만 명에 달하는 이들의 인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도 이제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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