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용 상품권의 누적발행 규모가 30조원에 달하며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품권 유통에 대한 통화당국의 모니터링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24일 `경품용 상품권 유통과 통화정책' 보고서를통해 "최근 경품용 상품권이 사행성 게임장에서 사용되면서 원래 목적과는 무관하게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시중의 유동성이나 신용총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8월 이후 2006년 7월까지 경품용 상품권 누적발행액은 30조원(60억장) 규모로 업체별 발행한도의 총액인 약 1조원(2억장)의 30배에 달하고있다.
하 연구위원은 "발행잔액과 누적발행액 간 차이가 큰 것은 경품용 상품권의 회전율이 높기 때문"이라며 "높은 회전율은 상품권이 현금처럼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거래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통화신용 총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장과 환전소 간 불법 유착을 통한 유통까지 감안하면 실제 회전율은 150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경품용 상품권은 국지적으로만 통화성을 갖고 있고 신용 창출력도 낮아 당장 통화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몇년간의 추세가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상품권의 통화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2년 1만960개이던 게임장은 지난해 1만4,998개로 3년새 37% 증가했으며 환전소도 이와 유사한 추세로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 연구위원은 "만약 상품권 발행에 따라 통화량이 내생적으로 변동할 경우 이를 통제하기 위한 금리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며 "통화당국은 상품권 유통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필요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