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막말의 극치" 맹비난

"국민은 대통령을 잘못 기용했다 생각할것"

한나라당은 22일 노무현 대통령이 고 건 전 총리와 예비역 장성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데 대해 “막말의 극치”, “궁예의 말로” 등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맹공을 퍼부었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정계개편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와중에, 그것도 논의의 한 축에 서 있는 고 전 총리를 겨냥한 데는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판단하에 노 대통령의 발언이 정계개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노 대통령이 또다시 막말을 자행했다”며 “마치 드라마 ‘왕건’에 나오는 궁예의 말로를 보는 듯 해 처연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대권 새판짜기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었다”며 “새판짜기의 전선을 무제한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한 싸움이 성이 차지 않았는지 이제는 그 범위를 자신이 기용했던 전직 총리와 장관들에게까지 그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이 고 전 총리 기용을 실패한 인사라고 했지만 국민은 노 대통령을 잘못 기용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남 탓만 하는 그칠 줄 모르는 정열이 아깝다. 그 정열의 10분의 1 만이라도 민생을 보살피는데 쏟았더라면 나라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방위원인 황진하 의원은 노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발언에 대해 “작통권이 어떤 것인지 알고나 하는 말인지 답답하다”며 ‘전작권 하나 행사 못하고…’라고 했는데 그 말 자체가 잘못됐다. ‘작통권 행사 못 하는 군대를 만들었다’는 말은 내용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선 “(젊은이들이) 군대 가서 몇 년씩 썩지 않는 제도를 개발 중”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대선전략의 일환으로 모병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여권의 ‘모병제 깜짝카드’ 가능성을 제기한 안상수 의원은 “노무현 정권이 대선을 앞두고 극적인 상황변화를 연출할 것”이라며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어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을 열광시켜 대선 판도를 일거에 뒤집어 놓을 수 있는 대선 ‘히든카드’ 로서의 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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