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마련한 '국민과의 소통' 토론회에서 시민과 패널은 법원에 사법불신의 주요 원인인 고압적인 태도를 버리고 변화하라고 주문했다.

서울중앙지법(이진성 원장)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개최한 '소통 2012 국민 속으로'에 참석한 패널들은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의견이나 판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용,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등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내놓았다.

초청 패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대중의 호응은 영화 속 개별 사건에 대한 공감보다는 사법부에 대한 불만 표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부러진 화살 내용 속에는 분명 허구도 존재하지만 판사의 고압적ㆍ권위주의적 태도, 진리를 독점한 듯한 엘리트주의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며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김상헌 NHN 대표이사는 "판사들이 SNS를 활용해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SNS는 사적 공간이자 공적 공간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는 "판사는 진실 여부에 일반인은 정서문제에 관심이 있다"며 "사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국민의 목소리에 '리액션'을 빠르고 공개적으로 하는 게 법원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패널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기 전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업무소개와 함께 "재판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겪은 분들이 있지만 법원은 이를 반성하고 성의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이날 일부 시민들은 "내 아들 살려내라" "전관예우가 문제다"라며 법원에 대한 불만을 성토해 행사 시작이 몇 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또한 토론이 진행되는 중 간헐적으로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