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갈비 수입 허용 가능성

美와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협상 개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새로 정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이 11일 시작됐다. 농림부는 이날 오전10시부터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한미 쇠고기 검역 전문가 협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을 대표로 5명이, 미국측은 척 램버트 농업부 차관보 등 8명이 참석해 12일까지 이틀 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뇌와 척수 등 광우병위험물질(SRM)과 꼬리ㆍ내장ㆍ사골 등 부산물은 수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소에 대한 연령 제한도 현행 ‘30개월 미만’이라는 기준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 측 주장을 일부 수용, 미국산 갈비에 대해서는 수입 개방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협상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임상규 농림부 장관이 미국 측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함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정부가 미국 측의 거센 요구에 얼마나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임 장관은 전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해 “국제적 기준상 미국산 쇠고기에 현저한 위험이 없다”며 “국제 관행에 맞는 수준의 쇠고기 수입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미국 측 입장을 수용하기 위해 사전 포석을 깔아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은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았기 때문에 OIE 권고지침대로 우리나라가 나이와 부위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산 쇠고기 상품을 수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두번째 등뼈 검출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가 내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협상이 열리는 데 대해서도 정부가 미국 측 주장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와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ㆍ광우병미국산쇠고기국민감시단은 검역원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검역 부실을 성토하고 협의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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