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시정연설/쟁점별 정치권 입장] 신당 “전폭지지” 한나라ㆍ민주 “유보”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재신임을 묻는 방법과 시기 등과 관련▲국민투표 ▲12월15일 전후 실시 ▲정책연계 없이도 가능이라는 세 가지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하자 정치권은 득실 분석과 수용 여부 논의로 분주했다. 이날 노 대통령의 입장 제시가 있자 통합신당은 노 대통령의 제안을 전폭 지지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민투표 방법 자체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나타내며 신중하게 대응했다. ◇국민투표 =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노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불신과 측근 비리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투표를 해야 하며, 정치권 전반의 부정부패를 연계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입장은 더 강경해 “국민투표 여부의 최종 결정 권한은 국회에 있다”며 국민투표 방식을 거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통합신당의 경우 “대통령이 현행법 테두리내에서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에 여야간 조속한 합의가 있었으면 한다”며 국민투표법 개정을 통한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했다. ◇12월15일 전후 실시 = 한나라당은 12월15일이라는 시기 자체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국정혼란과 국정표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다만 당 일각에서 공정한 국민투표를 위해 거국중립내각 구성 및 관계법 개정을 통한 공무원의 투표개입 금지 등 공정한 틀을 먼저 만들 것을 요구하고 나서 재신임 정국의 전개 양상에 따라 시기에 대해 이견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재신임 국민투표 방법 자체에 대해 `유보` 입장을 밝혔으며 통합신당은 12월15일 실시안에 찬성했다. ◇정책연계 = 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정책과 결부시키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렇게 안하는 게 좋겠고, 어떤 조건도 붙이지 않겠다”고 재신임 여부만 국민투표에 회부하겠다고 점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문제의 핵심은 국정운영 자격에 대한 평가이고 측근비리에 따른 도덕성 상실과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인데 다른 정책과 연계하는 것은 포장을 통해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해 정책 불연계 투표에 동의했다. 민주당 역시재신임을 정책과 연계시키지 않은 것은 잘한 일로 평가했다. ◇재신임 기준 = 현행 헌법이나 법률에 대통령 재신임 투표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에 재신임 기준도 없다. 노 대통령은 이 기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정치권에서도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재신임 투표 후 논란 소지를 없애기 위해선 이에 관한 국민과 정치권의 합의 또는 공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권이 투표결과에 대한 불신임 공세를 펼 여지가 짙기 때문이다. <임동석 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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