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은 세계적으로 앞선 인프라를 자랑하는 정보기술(IT)강국에 걸맞게 막대한 연구개발(R&D)비용을 투자하며 차세대 통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오랜기간 축적된 R&D 역량을 바탕으로 이동통신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뿐 아니라 미국ㆍ일본 등의 거대 통신사들로부터 수차례 자문요청을 받을 정도다.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해온 우수 R&D 인력 양성과 창의적인 R&D 활동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R&D 투자ㆍ관리 체계화=이통사들은 최근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부문 및 요소기술별로 진행되던 R&D조직과 인력을 대대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전략기술부문`을 신설하고 R&D를 효율적으로 통합ㆍ관리하고 있다. 또 지적재산권(IP)팀을 새로 만들어 연구원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수익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SK텔레콤이 서비스 사업자로는 이례적으로 7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KTF도 R&D 조직을 연구개발원과 차세대연구소ㆍ네트워크연구소 등 1원2소8팀 체제로 재편하고 네트워크 품질 향상, 2.3㎓ 휴대인터넷 등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 대비한 기술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LG텔레콤은 네트워크 기술연구소 산하에 모두 6개 팀을 설치하고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을 연구하고 있으며 서비스개발실 등에도 연구인력을 배치해 R&D에 힘을 쏟고 있다.
◇차세대 통신기술은 우리가 먼저=이통사들은 유ㆍ무선이 융합되고 통신ㆍ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장상황에 맞춰 무선의 영역을 뛰어넘어선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휴대인터넷과 4세대 이동통신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 플라리온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휴대인터넷 핵심기술 중 하나인 플래시-OFDM 기술 검증에 참여한 데 이어 관련 기술의 국내 특허출원에도 나섰다.
지난 2000년과 2002년에 CDMA2000 1X와 CDMA2000 1X EV-DO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SK텔레콤은 올해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 위성DMB의 상용 서비스에도 도전한다.
KTF는 차세대 네트워크(NGN), IPv6 등 네트워크 고도화 기술과 WCDMA 진화에 대한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휴대인터넷 표준화 활동이나 4세대 이통 기반기술, 유비쿼터스 기반기술 등에 관한 폭넓은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LG텔레콤 역시 네트워크 최적화 연구와 동기식 3세대 이통인 EV-DV 시스템 준비, 휴대인터넷과 4세대 이통을 연계한 연구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T, 세계 IT산업 융ㆍ복합화 선도
가입자 규모나 서비스 수준 등에 있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은 IT 산업의 융ㆍ복합화를 선도해 정보통신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매년 매출액의 2~3%에 해당하는 수천억원을 R&D에 꾸준히 투자해 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전략기술부문`을 신설해 기술전략실, 네트워크 연구원, 플랫폼 연구원, 정보기술연구원 등에 소속된 500여명의 R&D 전문인력을 풀가동하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와 연구개발 협력관계를 맺고 기술 리더십을 유지ㆍ강화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R&D 성과를 바탕으로 CDMA 1X와 CDMA 1X EV-DO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며 세계 이동통신 역사에 굵은 획을 그었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은 무선인터넷 시장을 크게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하며 1월 현재 190만여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또 한국형 표준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의 표준화와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네이트 플랫폼 3,000만달러 규모를 타이완에 수출하는 등 CDMA 기술과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 알카텔, 북유럽 최대 통신사업자인 텔리아소네라와 잇따라 모바일 통신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R&D 협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현재 개발 중인 2.3㎓ 휴대인터넷 기술을 지난해 말 시연해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한 데 이어 WLAN, 이동전화와의 연동기술 등 차별화된 기술에 대한 기술특허도 준비 중이다.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꼽히는 위성DMB 역시 오는 3월12일 위성발사를 신호탄으로 연내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방송법 개정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시속 150㎞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다양한 방송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DMB의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F, 네트워크 진화기술 집중투자
KTF는 통신 서비스 업체도 R&D 투자에 소홀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개발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현재의 R&D 조직은 연구개발원을 축으로 차세대연구소와 네트워크연구소로 이원화돼 있다.
차세대연구소는 휴대인터넷, 광대역통합망(BcN), 유비쿼터스 등 차세대 선도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고 네트워크 연구소는 CDMA와 WCDMA 기술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KTF는 지금까지 CDMA2000 1x와 EV-DO의 네트워크 상용화 연구를 비롯해 망관리 시스템(NMS), 네트워크 운용지원 시스템, 시분할다중화(TDM) 수신 다이버스티 기술 개발 등 주로 네트워크 품질 개선과 효율화 작업에 주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선발 사업자와의 네트워크 운용 기술 및 통화 품질 격차를 거의 없앨 수 있었다.
올해는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의 연장선상에서 네트워크 진화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세대네트워크(NGN) 등 유선망 기술과 1x EV-DO Rev a 등 동기식 무선접속 진화기술, WCDMA의 R4ㆍR5ㆍR6 진화연구 등 네트워크를 고도화시키기 위한 기술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또 서비스품질보장(QoS)과 무선망 트래픽 스케줄링, 트래픽 엔지니어링 기술 등 서비스ㆍ네트워크 효율성 증대를 위한 기술 연구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세대 핵심 통신기술인 2.3㎓ 휴대인터넷도 놓칠 수 없는 시장기회인 만큼 고삐를 바짝 죄며 연구작업을 진행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휴대인터넷 국산 표준기술인 HPi의 공동개발에 참여하며 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표준화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범국가적 차원의 BcN에도 참여하는 동시에 유무선 복합서비스, 유비쿼터스 기반기술 연구 등도 병행하고 있다.
LGT, 올 3,600억원 규모 시설투자
LG텔레콤은 후발 사업자이지만 그동안의 이동통신 기술 관련 연구개발에 들여온 열의와 성과는 경쟁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LG텔레콤은 올해 3,6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와 함께 전산 및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을 위해 300억~400억원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책정해놓고 있다.
LG텔레콤의 R&D조직은 크게 네트워크 기술실과 서비스 개발실로 이원화돼 있다. 네트워크 기술실에 기술연구소를 두고 그 아래 선행기술개발팀, 액세스망개발팀, 코어망개발팀, NGN개발팀, MS개발팀, RF 스킬개발팀 등 6개 연구팀 60여명을 운용하고 있다.
플랫폼 개발팀, 솔루션팀, 애플리케이션개발팀, 단말개발팀 등으로 구성된 서비스개발실도 50여명의 연구원을 거느리고 있다.
LG텔레콤의 R&D 역시 네트워크와 차세대 이통기술, 서비스 분야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네트워크 분야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95A/B, 1x 시스템의 성능과 품질을 개선하고 최적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M커머스의 활성화에 대비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한편 LG그룹 관련사인 데이콤ㆍ파워콤ㆍ하나로통신 등과 공동으로 유무선 통합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임시통신망(Ad-Hoc) 구축에 따른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미래 성장엔진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무엇보다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인 EV-DV의 규격과 시스템 제원 설계를 조기에 마쳐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CDMA2000 1x 망과 2.3㎓ 휴대인터넷 및 광대역무선통신망(WLAN) 간의 끊김없는 로밍을 통한 유ㆍ무선 통합서비스도 제공한다. 4세대 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Ad-Hoc 기술을 2.3㎓ 휴대인터넷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실험도 준비 중이다.
LG텔레콤은 그동안의 네트워크 구축ㆍ운영 노하우와 R&D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컨설팅과 글로벌 업무제휴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