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끌면 공멸" 현대차 노사 대타협 임박

■ 현대차 노사, 24일 잠정협의안 도출 본교섭
여름휴가 앞둬 시한 촉박·외부 여론도 부담
鄭회장 경영정상화 의지표명…기대감 더해


‘주초 타결이냐, 아니면 장기화냐.’ 현대자동차노조 파업이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양측이 24일 본교섭을 갖고 잠정 합의안 도출을 위한 협상에 다시 나선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시한이 촉박한데다 노조측이 국가경제적 손실과 외부의 거센 비난 여론을 무릅쓰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초 대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앞서 지난 2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교섭이 결렬되고 파업이 장기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한 촉박…주초 대타협 가능성=현대차 노사는 24일 오전10시부터 다시 본교섭에 나서 사실상의 최종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의 이날 교섭결과는 “타결이냐 파국이냐”를 가늠할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양측은 이를 위해 주말인 23일에도 오후부터 실무협상을 갖고 임금인상 등 주요 쟁점에 대한 막판 의견조율 작업을 벌였다. 노사 양측 모두 29일부터 시작되는 휴가 전 타결을 내심 바라고 있어 24일의 본교섭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 최근까지 협상을 통해 임금 7만3,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4.85%ㆍ6만6,961원+호봉제 도입분 6,039원)과 올해 사업계획 100% 달성시 생산목표달성 성과급 150%, 통상급의 100% 성과급 지급 등의 협상안을 제시해놓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주초 타결이 안되면 서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24일 본교섭에서는 마라톤 협상을 해서라도 타결을 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렬시 노사공멸의 나락으로…=노조측은 그러나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며 24일에도 주야간조 3시간씩 부분파업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24일 교섭이 실패할 경우 현대차 노조는 8월부터 총파업마저 예고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대차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고 정부도 긴급조정권 발동 등 전격적인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 역시 늦어도 휴가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24일 교섭 실패시 최악의 상황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사측과의 의견조율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실패하면 현대차 파업이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했던 2003년 사태를 넘어 최악의 노사공멸로 치달을 수도 있다”며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현대중공업 노사와 GM대우 노사가 21일 올 임금인상안을 마무리한 것도 24일 현대차 협상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사측 ‘경영정상화’ 준비작업 박차=회사측은 이미 이번 파업사태 해결을 전제로 정 회장이 새 경영 화두로 제시한 ‘국민에게 사랑받는 모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21일까지 생산차질 8만3,710대, 매출손실 1조1,529억원이 발생했고 수출까지 전면 중단되는 등 회사경영은 물론 국가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길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파업사태 해결에 전력을 쏟은 뒤 다른 경영현안의 조기 정상화, 상생협력, 사회공헌 등의 국민기업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파업사태 해결과 동시에 그동안 큰 피해를 입었던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필두로 해외사업장 건설, 투명경영 실천방안 등의 ‘외부의 우려를 씻기 위한’ 발걸음도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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