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능력 파악 안한채 치료병원 발표한 정부

음압 치료병실 이미 꽉차

정부가 10일 '메르스 치료병원' 16곳을 발표했지만 확진환자를 몇 명이나 치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음압시설이 있는 병실이 이미 만원이어서 확진환자를 추가로 받기 어려운 곳도 있어서다. 복지부 관계자도 "수용능력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발표부터 한 셈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현재 운영 중인 5개의 음압병실(5인실 3개, 1인실 2개)에서 8명의 메르스 확진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5인실은 2명까지만 쓸 수 있어 풀가동 상태다. 확진환자를 추가로 수용하기 위해 다른 질환자들을 퇴원·이송시키고 신관 6층과 7층에 각각 9개의 '간이 음압병실' 설치공사를 하고 있다. 1개 층은 이번주 중 이동형 음압기와 배기용 배관공사, 의료진 투입 준비를 끝내고 가동할 계획이다.

경기 지역의 유일한 치료병원으로 지정된 분당서울대병원은 메르스·결핵 환자들이 음압병실을 모두 쓰고 있어 추가로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다. 서울 지역 치료병원인 보라매병원은 5개 음압실에 1명씩 5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몇 명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을 거부했다.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운영해온 17개 병원 중 6곳은 치료병원에서 빠졌다. 메르스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인력을 갖추지 못해서다. 적잖은 정부예산을 투입해 음압병실을 갖췄지만 메스르 환자 치료에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현재 메르스 확진환자는 음압병실을 가진 서울대병원 본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31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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