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정보유출·TM 후폭풍에 생보시장 격변

미라클 농협, 굴욕의 한화
방카 무기로 3월 실적 273억
한화 98억 차이로 따돌리고 압도적 업계 2위에 안착
시장구도 빅4체제로 변할듯


지난해 생명보험 업계의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삼성·한화·교보의 '빅3 구도'에 균열을 일으켰던 NH농협생명이 이번에는 한화생명마저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연초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보험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키면서 방카슈랑스에 강점을 지닌 NH농협생명의 수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최근 월납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NH농협생명의 3월 월납초회보험료는 273억7,000만원을 기록, 삼성생명(317억2,000만원)의 뒤를 이었다.

이어선 한화생명(175억8,000만원), 교보생명(141억9,000만원) 순이었다.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의 실적차이는 약 43억원에 불과했지만 NH농협생명과 한화생명 간에는 이보다 2배가 넘는 약 98억원이 벌어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2위에 안착한 셈이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이 교보생명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3위로 올라섰을 때만 해도 일회성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많았다. 그러나 NH농협생명은 1년 전 '빅3'에 진입한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정기인사가 연초에 마무리되면서 통상적으로 3월부터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성장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생보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추세라면 업계질서가 기존의 '빅3체제'에서 '빅4체제'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NH농협생명이 분리돼 나올 때부터 이런 흐름이 예상됐다"며 "4,500여개의 단위조합 등 막강한 인프라를 갖춰 빅3를 위협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계기로 보험유통구조가 급변하고 있어서 이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 회사에 적용되는 방카슈랑스 규제 적용유예를 놓고 경쟁사들의 반발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며 "어느 정도 한계점에 도달한 방카슈랑스와 TM 등 이외의 채널에서 보험사 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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