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89년생 천야오예

제1보(1~20)


다른 한 쌍의 준결승에서는 1989년생 천야오예(陳耀燁)가 1988년생 박문요를 꺾고 올라왔다. 1983년생 구리가 6년 연하의 후배와 세계 타이틀을 다투게 된 것이었다. 만약 천야오예가 결승에서 이긴다면 그는 이창호가 세웠던 최연소 세계선수권 획득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천야오예는 1989년 12월 16일생이다. 구리가 이겨도 하나의 신기록은 세우게 된다. 중국 기사 가운데 최연소 세계제패의 신기록이다. 이창호를 꺾고 제10회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한 뤄시허는 29세에 비로소 세계선수권을 따냈다. 그 전에 위빈이 유창혁을 꺾고 LG배(제4회)를 따냈을 때는 그의 나이 34세였고 제5회 잉창치배를 따낼 때의 창하오는 29세였다. 마샤오춘이 제8회 후지쯔배에서 우승할 때의 나이는 31세였다. 구리는 올해 23세니까 중국기사로는 최연소가 되는 것이다. 천야오예는 머리를 짧게 깎아서 얼핏 보기에는 초등학생처럼 어려 보였다. 최철한이 저단자 시절에 그러했듯이 아직 유년기의 귀여움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천야오예는 16강전에서 이창호를 제압하고 8강전에서 궈준을 제쳤으며 준경승에서 박문요를 꺾었다. 중국기사끼리 서울에서 펼치는 세계선수권 결승. "이런 일이 처음인가요?" 어느 기자의 질문에 한국기원의 구기호 기자가 대답한다. "처음은 아닙니다. 꼭 10년 전에 동양증권배에서 마샤오춘과 녜웨이핑이 5번기를 다툰 일이 있어요." 사이보오로의 오늘 해설자는 박병규5단, 1981년생으로 장수영9단의 문하생이다. 스승 장수영처럼 수읽기가 깊고 심지가 굳은 뚝심파. 힘바둑의 전문가로 정평이 높다. 좌상귀에서 천야오예는 폭포형 밀어붙이기를 들고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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