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대사관저에 강도

복면 쓴 흑인, 대사 감금후 금품 털어가

주한 외국대사관 관저에 강도가 침입해 금품을 털어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은 16일 오전1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1동 주한 벨기에 대사관저에 복면을 쓴 흑인 강도 1명이 침입해 코비라드 로브로이 대사 부부를 전기줄로 손발을 묶고 테이프로 입을 막은 뒤 각각 관저 지하1층 보일러실과 2층 창고에 감금하고 금품을 털었다고 밝혔다. 대사의 운전기사 박모씨는 “오전7시15분께 관저에 출근했더니 대사 부부를 먼저 발견한 필리핀인 가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려줘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대사 부부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별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브로이 대사는 경찰에서 “범인은 올해 1월21일까지 관저에서 일하던 아프리카 출신의 ‘콩가 박한조(한국명)’라는 잡역부”라고 용의자를 지목하고 “지난해 12월 중순 허락 없이 관저에서 파티를 벌이다 해고돼 당일 강제 출국차 인천공항으로 갔다가 도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사가 지목한 이 용의자는 콩고 민주공화국 출신으로 지난 2000년 대사 취임시 잡역부로 데려오면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관저 내부는 심하게 어지러운 상태는 아니지만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과 지문이 발견됐다”며 “범인은 높이가 낮은 관저 뒷담을 넘어 침실이 있는 2층 창문을 열고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로브로이 대사의 진술에 따라 콩가 박한조씨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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