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에 필리핀·괌등 분양시장 기지개

해외 부동산 노려볼까


환율이 안정되며 시세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해외 부동산이 관심을 끌고있다. 사진 위로부터 베라체괌(미국 괌), 임페리얼팰리스 리조트(필리핀 세부), 암펠로 스타워(필리핀 수빅), 스위트빌(필리핀 클락), 펄리젠시(말레이시아 페낭).

회사원 김은희(가명ㆍ36)씨는 지난 2007년 4억원을 투자해 말레이시아 아파트 4채를 구입했다. 당시 환율은 1링깃(MYR)당 270원이어서 총 투자금은 150만 링깃이 채 못됐다. 2년이 지난 지금 아파트 값도 50% 이상 올랐지만 여기에 환율도 가파르게 상승해 김 씨는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당시 150만 링깃이던 아파트 가격은 225만 링깃으로 불어나 있었고 환율도 1링깃당 350원 이상으로 올라 이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7억8,000만원이 넘게 됐다. 2년간 투자금을 두 배로 늘린 셈이다. 다행히 김 씨는 환율이 낮을 때 투자해 큰 이익을 남겼지만 링깃은 지난해 한때 420원을 넘기도 해 이때 투자한 사람이라면 환율로만 15% 이상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투자·자녀교육 염두땐
필리핀 클락지역 적당 은퇴이후 휴양 목적땐
페낭·세부등 살펴볼만 취득한도 작년 폐지등
매입절차조건도 완화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환율은 현지 국가의 상황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다. 해당 집값 상승(하락) 분보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이익(손해)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요동쳤던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1,200원 대에 머무르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해외 부동산 분양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분양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업체는 한일건설, 실미디어 등으로 한국과 가까우면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동남아 지역이 대부분이다. 투자와 함께 자녀 교육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최근 분양 중인 곳에서는 필리핀 클락 지역이 적당하다. 클락은 필리핀 남부와 북부를 잇는 곳으로 현재 13만2,000㎡ 규모에 398가구가 들어서는 상원 '스위트빌'이 분양 중이다. 박창현 스위트빌 이사는 "15분 거리에 국제 학교들이 있어 자녀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스위트빌 외에도 최초의 한인 마을인 '고향마을(굿모닝 빌)', 장원 '리버캐슬' 등이 한창 공사 중이다. 투자 성향이 보다 강하다면 필리핀 수빅이나 괌을 살펴볼 만 하다. 수빅은 동남아에서 급부상하는 지역으로 100년 가까운 기간동안 미군이 주둔해 있었기 때문에 각종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게 특징이다. 수빅에선 한일건설이 '수빅 암펠로스 타워'를 분양 중이다. 암펠로스 타워는 2010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17층 6개 동 규모에 총 71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79~258㎡형으로 3.3㎡당 분양가는 380만~480만원 수준이다. 수빅에선 한진중공업이 지난 4월 231만㎡ 규모의 조선소를 완공했으며 국내 건설업체가 레저 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괌에선 한일건설이 시공한 한국형 아파트단지 '베라체괌'이 분양 중이다. 베라체괌은 괌 관광산업의 중심지인 타무닝에 위치해 있다. 베라체괌 시행사인 유넥스씨앤디의 남무현 대표는 "지난 10년간 괌에는 주택 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 머물고 있는 미 제3해병 원정대가 괌으로 이전키로 해 초과수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이후 휴양을 위주로 한 편안한 생활이 목적이라면 페낭이나 세부 등이 적합하다. '동양의 진주'라 불리는 말레이시아의 페낭에선 '라이트 워터프론트 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고급 콘도미니엄을 비롯해 국제 컨벤션 센터, 최고급 호텔, 쇼핑몰, 해양공원, 극장 등을 짓는 사업이다. 말레이시아 건설사 IJM은 이 부지 뒷편에 '펄리젠시' 574가구를 분양 중이다. 홍승표 IJM 전무이사는 "건축부터 거실 및 방의 배치, 세세한 디자인까지 한국인 맞춤형으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휴양 도시인 세부에선 BXT리조트개발이 '임페리얼 팰리스 리조트'를 분양한다. 이 리조트는 총 524개 일반 객실 및 콘도형 객실과 함께 46동의 풀 빌라를 갖추고 있으며 매입 후 운영을 맡기면 수익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해외부동산 투자는 매입절차나 조건이 꾸준히 완화되는 추세다. 해외부동산 취득 신고기관도 기존 한국은행에서 일반 시중으로 확대했고 300만 달러였던 취득한도도 지난해 폐지시켰다. 해외부동산 투자 여건은 과거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환율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았던 것. 해외부동산 전문업체 지코앤루티즈 관계자는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해외부동산 분양 분위기도 점차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동남아국가 매매 요령

싱가포르, 중개업자·변호사선임 의무화
캄보디아에선 시민권 얻어야 취득 가능

동남아 지역의 각 나라는 그 나라마다 부동산 거래 방식이나 절차 등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는 전문가와 상의하더라도 투자 전에 해당 나라에 대해 대략적인 내용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최근에 분양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는 대표적인 동남아 국가의 매매요령을 살펴본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아파트를 매매할 때 중개업자는 물론 변호사 선임까지 의무화돼 있다. 중개수수료는 총 매매가의 2%이며 매도자에게만 청구된다. 변호사 비용은 2,000~3,000 싱가포르 달러(약 170만~260만원)인데 대형 부동산 중개회사를 통할 경우 은행이 지불하는 경우가 많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재산세는 100만 싱가포르 달러(약 8억6,000만원) 아파트일 경우 연간 1,500싱가포르 달러(약 130만원)로 부담이 크지 않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달리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도 동일한 세율이 적용된다. 또 보유기간 제한이 없어 매입 후 바로 처분해도 세금상 불이익은 없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적절한 물건을 사기로 했다면 우리의 계약금과 성격이 비슷한 매입 예정비를 지불해야 한다. 예정비는 통상 매매가격의 3% 정도이며 매입 의사를 취소해도 이미 지불했다면 돌려 받지 못한다. 반대로 매도자가 매도 의사를 취소하면 매입자에게 예정비의 두 배를 지불해야 한다. 매입자는 집을 사려면 구매력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데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대출가능 여부를 알아보게 하는 방법이 있고 매입자가 직접 매도자에게 재정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예정비를 지급한 뒤 통상 14일 이내에 구매 의향서를 제출하고 매매계약을 맺는다. 잔금은 일반적으로 3개월 뒤로 정하지만 매입자의 요구에 따라 최대 1개월 가량 연장할 수 있다. ▦필리핀 현지 답사 등을 통해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면 예약금(50만~100만원)을 지불할 수 있다. 예약금을 지불하고 30일 이내에만 계약금을 내면 매입할 수 있으며 분양 물건의 경우 중도금은 계약 조건에 따라 매월 또는 분기별로 납부할 수 있다. 필리핀 콘도의 경우 외국인은 콘도미니엄 법에 따라 CCT(Condominium Certificate of Title)가 수반되는 콘도를 구입할 수 있다. 신규 분양의 경우 판매사에게 받으면 되고 기존 물건은 소유권을 이전한 후 등기권리증으로서 CCT를 발급 받으면 된다.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외국인이 단독으로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외국인이 캄보디아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캄보디아 시민권을 얻은 뒤 부동산을 사거나 현지인이 지분의 51%를 갖는 법인을 설립해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캄보디아 시민권을 획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을 상실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한국 내의 부동산은 처분해야 하고 모든 재산권을 3년 내에 양도해야 한다. 이 때문에 법인을 통해 매입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법인의 최소 자본금은 미화 5,000달러이며 대표이사는 투자자가 맡는다. 법인이 부동산을 매입하면 투자자는 여기에 저당권을 설정하는 식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도움말=지코앤루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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