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ory] 현미숙 비피알 대표

남편 사업실패 보다 못해 창업 전선에… '바푸리' 탄생 시켰죠




숯불갈비 먹다 '숯불구이' 개념 떠올려

올인하는 심정으로 바푸리 1호점 론칭

이색 콘셉트에 국내산 재료로 인기몰이

꾸준한 R&D가 프랜차이즈 경쟁력 핵심



김치김밥·참치김밥 등 일반적인 김밥에서 더 나아가 '숯불구이'라는 이색 콘셉트와 국내산 재료라는 웰빙을 담아 프리미엄 김밥 시장을 연 브랜드가 있다. 덕분에 푸드 중에서도 가장 싼 부류로 취급되던 김밥은 한 줄에 5,000~6,000원 시대를 열었다. 내 가족이 먹을 수 없는 것은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비피알의 김밥 프랜차이즈 브랜드 '바푸리'가 주인공이다. 현미숙(사진) 비피알 대표는 현모양처로 남편인 심우창 현 비피알 회장을 내조하다 주부로서의 인사이트를 발휘해 브랜드를 창업한 50대 여성 사업가다. 부천 바푸리 본사에서 만난 현 대표는 "십수년간 심 회장의 수많은 실패와 역경을 보다 못해 지난 2012년 11월 브랜드 바푸리 론칭을 주도하며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게 됐다"며 "바푸리는 한국인의 주식인 쌀로 밥을 하다(바풀)라는 뜻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바푸리는 1세대 프리미엄 김밥이다. 저가 김밥전문점 대부분의 식재료가 중국산인 데 반해 바푸리는 모든 식재료를 최상급으로 사용한다는 철학을 세웠다. 가족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의 관점에서 최고급 식재료로 인해 높아진 원가 비용에도 고객들이 웰빙 음식에는 지갑을 기꺼이 열 것이라는 믿음을 고수했다. 다른 김밥과의 차별화를 위한 색다른 콘셉트도 필요했다.

현 대표는 가족들과 음식점에서 숯불갈비를 먹던 중 '숯불구이' 개념을 떠올렸다. 바른 식재료 김밥에 숯불구이 고기라는 무기를 장착, '바푸리 숯불김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야채와 밥·숯불고기를 쌈에 싸먹다가 사람들이 흔히 접하는 김밥에 싸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어요. 김밥도 일종의 쌈 개념이잖아요. 곧바로 회사 연구개발(R&D)팀이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로스 편채를 밥에 넣어 말아보기도 하고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워가며 다양한 테스트를 했죠. 실제로 숯불고기를 김밥에 넣어 먹어보니 풍미가 좋았어요. 갈비집에서 숯불갈비를 직접 구워주듯 제가 직접 숯을 피우고 손으로 익혀서 일일이 수제로 만들었어요. 아직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동화 설비에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요."

수없이 거듭된 실패. 더 이상 떨어질 데도 없었다. 그래서 '올인'하는 심정으로 2013년 5월 홍대 앞에 바푸리 숯불김밥 1호점을 론칭했다.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많은 장소여서 반응은 즉각 왔다. 오픈하자마자 영업을 하기 힘들 정도로 고객들이 몰아닥쳤다.

현 대표는 "직접 김밥도 말고 서빙도 하고 고기도 구워 나르는 등 하루 3~4시간씩 자며 죽기 살기로 일했다"며 "초기 매장은 제조부터 판매까지 직접 뛰었다"고 떠올렸다. 빛이 보였다. 잘된다는 소문은 금세 퍼지기 마련. 론칭 첫 달에 7개 가맹점이 계약됐다.

숯불김밥이라는 이색 콘셉트에 바푸리만의 최고의 특장점은 역시 좋은 식재료에 있다. 국내산 쌀을 쓰는 것은 기본이고 국내산 김치, 한우, 국내산 장아찌가 주요 메뉴다.

특히 대부분의 김밥 브랜드가 캐러멜이 잔뜩 들어간 수입산 우엉을 쓰는 대신 가격을 맞추기 위해 장아찌를 직접 개발해 다른 브랜드와 맛을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숯불김밥의 맛은 장아찌가 핵심이에요. 10일간 저온숙성을 해서 김밥 사이즈에 맞게 커팅을 해요. 또 이를 건조기에서 3일간 건조하고 최종적으로 바푸리가 자체 개발한 특제 소스로 양념을 하죠."

부천 공장에서 일일이 숯불갈비를 굽던 바푸리는 가맹점이 7개를 넘어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까지는 직접 손으로 구워 가맹점에 제공했다. 이제는 1톤가량의 고기를 구워낼 수 있는 숯불구이 기계를 직접 개발하는 데 이른다.

숯불구이는 매장 내 연기도 많이 나고 고기를 굽는 사람과 장소를 별도로 둬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있다.

바푸리 숯불김밥은 본사 제조공장에서 100% 숯불로 직화구이를 해 제공하는 방식이어서 그만큼 경쟁력이 높고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아이템임에 이견을 달 수 없다.

바푸리를 모방한 업체들도 간간이 나왔지만 강한 숯 진내를 없애지 못해 모두 중도에 하차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은 결국 R&D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직화구이 기계도 직접 그리면서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갔죠. 남들이 가지 못하는 길을 개척해서 가야만 진정한 성공의 밥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힘들었던 날들이 오늘의 바푸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흩뿌린 눈물에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바푸리는 현재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최단기간 250호점을 오픈하고 하반기 400호점 돌파를 예상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분명했다. 과거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던 시절 본사가 당장의 수익을 위해 무턱대고 가맹점을 냈던 것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생존을 위협했다.

가맹점주가 살아야 본사가 살고 본사가 존재해야 가맹점도 건재하다는 진리를 깨우쳤다. 가맹점이 무너지니 본사가 쓰러졌다. 이 같은 교훈을 토대로 바푸리는 4월 가맹점의 고충 처리를 위해 가맹점발전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해 바푸리의 폐점률은 0.5% 이하에 불과하다. 이는 프리미엄 김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가맹점 매출과 운영에 대한 신뢰도·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바푸리는 가맹점의 권익보장, 분쟁해결, 상호 친목의 일환으로 4월 총 7회에 걸쳐 각 지역 가맹점발전위원들을 선출하고 지난달 18일 첫 간담회를 열었다. 현 대표는 "지역별 가맹점 대표를 선정해 본사와 가맹점과의 상호 소통, 상생, 건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선진화된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바푸리의 성공비결에는 다른 프랜차이즈들과는 확연히 다른 맨파워가 있다. 2008년 13명이던 직원은 현재 200명 가까이 늘었다. 나락에 떨어졌던 시절에도 직원 월급만큼은 하루도 지체한 적이 없었다. 임대료가 몇 달치 밀리고 물건 값을 내지 못할지언정 직원들의 처우는 철저했다. 메뉴를 개발하는 R&D팀에는 유수의 호텔 출신 셰프들이 포진해 있다. 덕분에 신메뉴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한우숯불김밥·한우우동·한우덮밥 등 4월에 선보인 한우 시리즈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바푸리는 일찌감치 동계 신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겨울에는 '바르다 김선생'의 갈비만두에 대적할 수 있는 숯불만두를 준비하고 있다.

현 대표의 꿈은 바푸리를 20년간 건재한 '김가네 김밥'과 같은 대한민국 대표 김밥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바푸리의 뒤를 잇는 세컨드 브랜드도 다음달 내놓는다. 건강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 '바푸리 죽&즙'을 론칭한다.

그는 "순수 친환경 유기농 재료로만 만들고 조미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바푸리 숯불김밥 브랜드 론칭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전정신과 혁신적인 연구를 통해 하나의 히트 아이템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호재기자

●현미숙 대표는




△1966년 전북 익산 △2012년 ㈜비피알 설립 △2014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수료, 경남·부산 사업본부 출범, 호남·광주 사업본부 출범, 경북·대구 사업본부 출범, 충청·대전 사업본부 출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상·프랜차이즈 대상 수상 △현 ㈜비피알 대표



내년 7월 부천 신사옥 준공… 대기업 수준 생산 하드웨어 구축


●재도약 노리는 바푸리

심희정 기자




바푸리는 내년 7~8월에 완공되는 부천 신사옥을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350억원을 투입하는 바푸리 신사옥은 경인고속도로 부천IC 진출입 인근에 건평 1만4,876㎡(4,500평) 규모로 들어선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 최대 규모다.

바푸리 신사옥은 대기업 수준의 생산 하드웨어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현미숙 비피알 대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바푸리만큼 강력한 물류 시스템을 갖춘 곳도 없게 된다"며 "이제는 앞으로 나갈 일만 있지 무서울 게 없다"고 자신했다.

신사옥은 바푸리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한다. 제2, 제3의 브랜드 론칭과 직배송을 위한 물류센터 확장, 배송 시스템 구축 등 사업 다각화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신사옥은 전체 자동화 설비로 국내 최고의 위생관리시스템인 HACCP를 갖출 예정이다. 또 가맹점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중앙공급식 주방형 공장인 CK(Central Kitchen)를 탑재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 대표는 "CK 시스템을 통해 매뉴얼도 단순화하고 맛 역시 더욱 표준화할 것"이라며 "조리 제품 역시 대기업 못지않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대표는 바푸리의 모든 제품을 전량 신사옥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체 생산이 늘면서 매출 역시 20~30%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편 드라마 간접광고(PPL)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밥전문점으로는 최초의 TV 광고를 방영하는 한편 드라마 PPL과 프로모션 등을 적극 펼치며 가맹점의 매출 극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가맹점과의 상생 마인드에서 나온 것"이라며 "내년에 바푸리를 전국적인 메가 브랜드로 올려놓기 위해 본사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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