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오면서 국내외 증시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 폭이 예상치인 0.25%포인트보다 높은 0.5%포인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어 주식시장은 더욱 동요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악재로 인해 해외 증시는 일제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증시도 증시도 6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세계 증시 약세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14일(현지시간 기준) 나스닥 지수는전날보다 1.49% 하락한 1,969.99를 기록하며 2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유럽 증시도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가 1.13% 내리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가 1.64%,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가 1.41%의 하락률을 각각 나타내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중국 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치며 급락했던 중화권 증시는 15일에도 약세를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6분 현재 상하이 B증시가 0.96% 떨어졌고 홍콩의 항셍 지수는 2.58% , 대만의 가권지수는 0.81%의 하락률을 각각 나타냈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도 전날보다 8.43포인트(1.13%)가 떨어진 730.35를 나타내고 있으며 코스닥 지수도 5.76포인트(1.53%) 내린 369.92를 기록하고 있다.
◆ 금리인상폭 0.5% 포인트 가능성
오는 29∼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상한다는 사실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상 폭이 0.5%포인트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대폭적인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사람들은 물가 상승 부담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있다.
이들은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8일 연설에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할 책임을 완수할 것이며 이를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말한 것은 금리 인상이 당초보다 신속하고 큰 폭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발표된 5월 소매 매출은 1.2% 증가해 전달의 0.5% 감소에서방향을 급선회했으며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만약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컨센서스인 0.5%를 웃돌고 에너지등을 제외한 근원(core)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2%를 넘어서면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홍춘욱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금리 동향에 매우 민감한데다 증시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므로 그린스펀 의장이 시장에 충격을주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0.25% 포인트 인상을 내다봤다.
◆ 국내 증시 충격 클 것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그 폭과 상관없이 국내증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보인다. 지난 99년 미국이 7월 1일을 시작으로 세차례 금리를 인상했을 때 외국인들은국내 증시에서 이미 5월부터 순매도로 전환해 5개월간 주식을 팔아치웠다.
4월에는 79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다가 5월에는 960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고이어 6월 7천320억원, 8월 1조5천150억원, 9월 1조5천120억원 등의 매도우위를 나타낸 뒤 10월에야 9천70억원 매수우위로 전환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이머징마켓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미국 본토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인상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에 한국시장의 급락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이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폭이 0.5%포인트로 확대되면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주가가 710선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75년 이후 미국이 단행한 4차례의 금리인상중 달러화강세로 연결됐던 것은 99년의 한 차례뿐"이라며 달러화의 구조적 강세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책임연구원도 "당장 이번의 금리 인상 폭에 따라 증시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장기적 인상 폭이 문제인데, 지난 94년 미국이13개월간 금리를 3%포인트 높이면서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지만 지금은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