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분석] 제조업 1,000원 팔아 64원 손해

지난 한해동안 국내 제조업체들은 물건 1,000원 어치를 팔아 90원을 이자로 지급, 결국 64원이 밑지는 헛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 경영통계가 시작된 지난 62년 이래 사상 최악의 경영성적이다.제조업체들은 또 부채비율을 97년말의 396%에서 작년말 303%로 낮췄으나 자산재평가분을 빼면 부채비율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함께 수익성과 재무구조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9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0.7%에 불과, 97년의 11.0%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수가 14.9% 감소하는 침체를 겪은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97년의 마이너스 0.3%에서 마이너스 1.8%로 적자폭이 커졌다. 수익성 악화는 매출정체와 원가상승 등으로 영업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또 금융비용 부담률은 97년말 매출액의 6.4%에서 98년말에는 9.0%로 치솟아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영업외수지도 97년의 마이너스 8.6%에서 마이너스 8.0%로 소폭 개선에 그쳤다. 영업수지의 경우 인건비 부담은 매출액 대비 11.4%에서 9.8%로 줄었으나 환율상승으로 재료비(48.1→49.4%), 자산재평가 실시로 감가상각비(4.7→5.4%), 불량 매출채권증가로 대손상각비(0.5→1.4%) 등이 늘어 영업이익률이 전년말의 8.3%에서 6.1%로 떨어졌다. 경상이익이 적자인 업체의 비중이 97년말의 27.2%에서 29.0%로 늘어난 반면 경상이익률이 10%를 넘는 실적을 낸 업체의 비중도 5.9%에서 8.7%로 상승, 수익성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한은 정정호(鄭政鎬)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금융비용부담률 9%는 일본 0.9%, 대만 2.2%에 비해 크게 높아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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