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분기 경제지표분석] 임금급등, 금리인상 부추길듯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경우 즉각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 이르면 8월중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미 정부가 29일 발표한 올 2분기 경제성장률과 고용비용 지표는 향후 금리인상에 대해 서로 상반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된 것은 금리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이에비해 노동비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금리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경기둔화 보다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 중심이 실리면서 주가, 달러, 채권값이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이날 올 2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3%를 기록, 1분기의 4.3%에 비해 성장율이 크게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월 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의 2분기 전망치인 3.5%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성장속도가 크게 둔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저조한 수준을 보이자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여온 FRB에 대한 압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노동부가 잇따라 발표한 2분기 고용비용 지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욱 자극하며 경기안정에 대한 이같은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노동부는 이날 지난 2분기 근로자들의 임금과 수당을 포함하는 고용비용지수(ECI) 상승률이 1.1%로 91년 2분기의 1.2%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고용비용이 이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지난 9년간 지속된 장기호황 덕분에 최근 실업률이 29년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고용비용 증가가 아직은 소비자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용비용지수는 FRB가 금리문제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금리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스펀 의장도 지난 28일 상원 증언에서 『고용비용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이르면 다음달 24일 열리는 회의에서 FRB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 살로먼 스미스 바니증권의 전략가인 존 멘레이씨는 『최근의 각종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FRB가 다음달 중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FRB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미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화와 채권값이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80.78포인트(1.65%)가 떨어진 1만791.29포인트로 마감됐고 S&P500 지수도 24.37포인트(1.8%)가 하락한 1,341.03포 트로 장을 마각했다. 또 나스닥지수도 2,640.01포인트로 전날 보다 65.83포인트(2.4%) 떨어졌다. 또 인플레로 인한 금리인상 우려는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미 재무부발행 30년만기 채권의 유통수익률이 전날의 6.01%에서 6.08%로 상승, 이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함께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달러당 114.90엔대에 거래되며 그동안 심리적인 저지선이었던 115엔대를 돌파했다. 이후 엔화는 소폭 반등해 115.45엔에 거래를 마감, 지난 2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로화도 이날 유로당 1.0772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5월11일 이후 2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07달러대에 재진입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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