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기자 1명 `정보누설` 첫 추방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영 주도의 이라크 전쟁을 다루는 미디어의 보도 자세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에 관한 언론사와 기자들의 시각과 보도내용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제대로 전개되고 있다고 확신하는 부시 대통령은 언론사들이 정부의 전황 발표보다는 다른 군관계자나 은퇴한 군장성 등의 물밑 예상 등을 인용하면서 쓸데없는 회의와 비판을 일으키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은 언론사들의 보도에 대한 불만이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고위 인사들 사이에도 팽배해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이 “대통령이 어느 정도나 미디어 보도에 불만이 있느냐”는 질문을 쏟아내자 “대통령과의 모든 대화 내용을 발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대답했다.
이처럼 백악관과 언론의 관계가 불편한 상황에서 미육군은 이라크 현지에서 취재활동을 해왔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의 프리랜서 기자가 중요한 군정보 등을 너무 많이 노출시켰다며 전선에서 추방시켰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27일 해병 1사단에 합류하여 이라크 현지상황을 보도했던 필립 스머커 기자(41)가 CNN과의 26일 인터뷰를 통해 부대 위치 등을 상세히 보도한 것이 문제가 되어 퇴출당했다고 보도했다.
연합국측이 사상 최초로 500여명 종군기자단의 동행취재를 허용한 조치이래 처음으로 쫓겨난 스머커 기자는 동행했던 모니터지 사진기자 앤디 넬슨과 함께 26일 부대 밖으로 호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식 종군기자단에는 속하지 않은 채 모니터지와 런던에서 발행되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기사를 송고해 왔다.
이정인 기자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