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의 자살과 관련 유서 존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조사 후 심리적 압박감 등이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게 한 것으로보이지만 유가족에게 어떠한 유언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유서만이 자살 동기를 알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일단 경찰은 사체 발견 하루가 지난 21일 현재까지 이 전 차장이 유서를 남기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밤새 이 전 차장의 아파트와 호남대 총장 집무실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결국 메모 한장 발견하지 못했다.
혹시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에 유서가 될 만한 흔적을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보고 저장 내용 등을 분석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서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 검찰 모두 당혹스럽 모습이다.
30년 가까이 경찰과 국정원에서 `정보통'으로 공직생활을 해 온 이 전 차장의 `무게'로 미뤄 죽음을 앞두고 한마디도 남기지도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게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 내성적인 데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했다는 가족과 지인들의 말을 빌린다면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깨끗이 죽음을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족들도 이 전 차장의 죽음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부인 박모(57)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13일(전직 두 국정원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하루 전) 가족과 함께 청계산 등산을 하던 중 `괴롭다'는 말을했을 뿐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또 "오전 7-8시, 오후 7-8시 하루 두 차례 전화해 안부를 물을 정도로가족 밖에 모르는 분이었다"면서 "전날(금요일)도 전화를 하는 등 전혀 다른 내색을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전날 비보를 전해 듣고 이 전 차장의 아파트를 찾은 남동생도 "총장으로 학생들의 취업과 학생모집 등에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검찰 조사 후 별 말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유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이 전 차장의 정확한 자살 동기는 영원히 `추측'으로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