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강도 줄었지만 성범죄는 급증

2013년 2만6,000건으로 26%↑

살인과 강도 등 주요 범죄는 줄어들고 있지만 성폭행은 증가 추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발생한 성폭행 건수는 2만6,919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26.1% 증가했다. 같은 해 범죄발생 건수가 200만7,000건으로 전년(194만5,000건) 대비 3.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급증 추세가 확연하다. 2013년 절도·살인·강도 등 주요 범죄가 포함된 형법범도 105만8,000건으로 전년(103만9,000건)에 비해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미성년 성적 학대(-33.7%), 강도(-23.8%), 살인(-6.1%), 폭행·상해(-4.3%) 등의 범죄가 1년 전에 비해 줄었음을 감안하면 성폭행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특히 성폭행 건수는 1995년 4,912건에서 18년 만에 5.48배로 급증했다. 보통 성폭행 신고율이 10%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성폭행이 엄청난 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성폭행 건수가 급증한 원인으로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주입할 우려가 있는 매체가 늘어난 점을 꼽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해매체가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것이 더 많은 성범죄 가해자를 양산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가능하면 피해 사실을 숨겼지만 이제는 적극 신고해 권리를 스스로 찾으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