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댓글 의혹에서 촉발된 여야의 파열음이 거세지고 있다. 감정싸움이 격렬해지자 실명을 거론한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난무하는 실정이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경거 망동하지 말고 대선 후보의 품격을 유지해주기를 바란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문 의원이 자신의 선거캠프 공동선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안도현 시인의 공판에 참석해 "검찰이 안 시인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한 것은 옹졸한 처사"라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요즘 문 의원을 보면 제1 야당의 대선 후보였던 분인지 법조인 출신이 맞는지 의문스럽다"며 "문 의원의 사려 깊지 못하고 공사구분 못하는 언행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민주당이 윤석열 대검찰청에 여주지청장의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 복귀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의 검찰 길들이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검찰의 특정 인물을 지지하고 국감 도중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대검을 항의방문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외압을 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검찰에 대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요구를 하면서 어떻게 검찰의 중립성을 논하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총장, 감사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을 두고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침묵은 해법이 아니라 문제다"라며 "약이 아니라 독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형식도 내용도 대단히 실망스러운 '빈 껍데기 담화'"라며 "한마디로 시간벌기용 대국민이벤트, 정국호도용 물타기 담화였다"라며 맹비난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됐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 실장을 '기춘대원군'이라고 지칭하며 "왕이 아니면서 왕보다 더한 권력을 지녔던 흥선대원군 이후 최대 권력자가 대한민국에 나타났다"고 비꼬았다.

박 대변인은 이어 "부산경남(PK)인맥 전진배치로 인사탕평책을 대신한 것은 기춘대원군의 처세와 관계가 깊어 보인다"며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지 7인회 조직원들이 아니고 권력을 행사할 사람도 막후의 비서실장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힘을 합쳐 경제정책 입법에 힘쓰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얼어붙은 정국에서 공허한 구호에 그치는 형편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정감사 종반점검회의에서 "지금이야말로 놓쳐선 안 될 경제정책 입법 타이밍"이라며 "여야 모두 법안 처리에 총력을 다해서 민생과 국익 우선의 국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