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 1%대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그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투자와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이 실물경제로 원활하게 유입되지 못한 채 증시 주변을 맴돌아 머니마켓펀드(MMF) 100조원 등 단기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어느 때보다 부동자금의 증시유입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요구된다. '증시 상승→자산효과(wealth effect) 증대→소비 촉진→기업생산·실적 증가→고용 증가'의 자본시장발 경제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 기간 우리 증시는 코스피 2,000선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양상을 보였다. 주가의 장기간 횡보로 풍부한 증시 유동자금이 고점매도·저점매수하는 롱쇼트 투자상품과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몰리면서 오히려 박스권 장세를 더욱 부채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독일·일본·대만 등 해외 주요시장이 유동성 장세와 경기 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행히 최근 코스피 시장도 2,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시가총액 최고치 달성과 거래 증가를 동반하며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직도 각각 1.1배, 10.0배로 글로벌 평균(2.1배, 15.8배)의 50~60% 수준에 불과해 해외시장에 비하면 크게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대외 악재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저유가와 금리 인하 분위기 등을 타고 기업의 펀더멘털은 더욱 개선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 그간의 지루했던 박스권 장세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한다. 저유가 효과 등에 따른 기업의 실적 개선, 배당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 등이 나타나고 있고 초고가주의 액면분할과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주식 이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의 라인업 강화 등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시장 참가자인 투자자의 편의성 제고와 상장 기업의 부담 완화 등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등으로 표현되는 뉴노멀(new nomal)시대를 맞아 부동자금의 증시 환류를 통해 자본시장이 활력을 찾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