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보고시대] 홍콩항

「동양의 진주」 홍콩항은 50여개 이상의 국제선사들이 모여있고 연간물동량만도 1,500만톤이 넘는 세계최대항만이다.새로 건설된 란타우섬의 첵랍콕공항에서 20여분거리에 있는 홍콩항은 구룡(九龍)반도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홍콩항은 구룡반도와 홍콩섬, 란타우섬으로 둘러싸여 내해와 같이 파도가 거의 없는 천연항이다. 평균 수심이 12~14M를 유지하고 있어 5,000TEU급이상 초대형선박의 접안이 가능하다. 또 중국경제발전의 중심지인 화남지방의 관문에 위치, 최적의 항만조건을 갖추고 있다. 컨테이너부두는 시랜드오리엔트터미널(SLOT), 홍콩국제터미널(HIT), 모던터미널(MTL) 등 3개터미널에 선석수가 19개에 달하고 있다. 또 석탄·시멘트·유류 등을 처리하는 전용부두 19개, 일반화물부두 6개선석으로 구성돼 있다. 60대의 겐트리크레인을 가지고 있는 홍콩항은 컨테이너선이 부두에 접안하자 마자 3~4대의 크레인이 붙어 작업을 진행, 24시간 이내에 하역작업을 끝내 세계적인 항만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항의 최대장점은 효율적 운영이다. 자유무역항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민간 주도로 개발·설계·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부두운영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크레인기사와 트럭운전기사간에 통신시스템을 연결, 트럭기사가 운전석에 앉은채 작업을 마치고 터미널을 출발할 수 있는 원스톱 하역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서비스제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또 모두 시스템이 선주와 하주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진해운 허금(許金)지점장은 『하역에서 트럭킹까지 원스톱시스템을 구축해 작업이 지연되는 법이 없다』며『항만당국이 선사와 하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이 북미항로와 유럽, 동남아항로에 1주일에 21척을, 현대와 조양이 각각 20척, 14척을 투입하고 있다. 한진이 올해 50만TEU, 현대가 35만TEU를 계획하고 있으며 매년 10%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중국반환 1년을 넘긴 홍콩은 경기불황과 지난 7월 개장된 신공항 첵랍콕공항의 문제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홍콩경제는 내수 부진과 관광객 감소로 올초 GDP가 후퇴하는 등 10년만에 최악의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홍콩사람들은 『비싸도 신속한 서비스』를 자랑거리로 여겼으나 반환이후 『아시아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창피스럽다』고 스스로 말할만큼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올들어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었으며 부동산가격이 1년새 최고 40%나 떨어졌다. 또 일부인사들은 『홍콩이 급속도로 중국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홍콩사람들이 종전의 장점은 버리고 중국인의 나쁜 점만 본떠 서구식 에티켓 대신 중국인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물들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속의 서양이었던 홍콩이 이런 장점을 상실했을 때 홍콩의 미래는 결코 장미빛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홍콩=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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