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세력들이 최근 잇따른 자폭테러 사건에 휘말린 러시아에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NBC는 1일 "최근의 자폭테러 사태로 서구권과 아시아 국가는 물론 주요 신흥국들 투자자들 사이에서 러시아 투자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촉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코카서스 지방의 분리독립을 꿈꾸는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만 24시간 동안 두 건의 자폭테러 사건을 일으켜 최소 33명이 사망했다. 흑해 연안에 위치한 소치는 자폭테러 세력의 근거지인 코카서스 지방에 인접해 오는 2월 초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테러 사태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투자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신흥시장 애널리스트인 알렉산더 클리멘트는 "러시아 테러 사태가 지속된다면 현지 펀드 투자심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현재 러시아 투자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위기대응 능력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러시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인 다른 주요국 증시와 달리 추락하며 주요 신흥국 가운데서도 가장 저평가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7~8%를 넘나들며 지난해 봄 신흥국 위기 국면보다 더 상승하자 러시아 정부는 장기국채 대신 2월물 국채를 발행한다고 전격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가 최근 유럽연합(EU)과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 확대경쟁에 나서며 주요 투자세력이었던 유럽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점차 뜸해지고 있다.
이 밖에 증시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대해서도 '투자 신뢰를 얻기 힘든 독재권력'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이은 테러 사건까지 겹쳐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다면 당분간 러시아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CNBC는 "철강·통신 분야의 일부 업체에 선별투자가 이어지는 등 모든 투자세력이 러시아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동계올림픽을 앞둔 러시아를 강타한 테러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철수기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악재"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