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골드만삭스 쇼크]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초래 주범' 의혹 파생상품 '폭락위험' 알면서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80년대 램버트사건' 조사이후 SEC, 월가에 대한 최대 공격 뉴욕=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미국 금융당국은 골드만삭스를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몰고 가려는 것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6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다는 소식에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13%가량 폭락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하는 월가발 금융위기 때도 경험하지 못한 최대 낙폭이다. 투자자들의 골드만삭스 주식 투매는 과잉 반응일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이 단순한 금융사기 사건을 넘어 미 금융당국이 작심하고 골드만삭스와 전쟁을 벌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 측면이 크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인터넷판에서 "이번 사건은 지난 1980년 대 말 정크본드의 제왕인 드렉셀 번햄 램버트의 부당내부거래 조사 이후 월가에 대한 최대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램버트는 결국 SEC 조사를 계기로 파산하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뉴욕타임스(NYT)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당국이 취한 월가의 은밀한 거래에 대한 첫 번째 대응"이라며 "이번 기소 사건을 계기로 금융위기가 천재지변이라는 월가의 주장은 엉터리임이 증명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사건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폭발하면서 나타난 모든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함축돼 있다. 미국 주택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던 2007년 2월 주택시장 붕괴를 예견한 대형 헤지펀드인 폴슨앤코를 운영하던 존 폴슨은 골드만삭스와 의기 부합해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 개발 및 판매를 기획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운용사인 ACA매니지먼트를 끌어들여 상품 운용을 맡기고 투자자들 끌어모았다. 여기에는 독일의 IBK와 네덜란드의 ABN암로 등이 참가했다. 문제는 '아바쿠스 2007-AC1'이라는 이름의 CDO 상품. 이 상품의 설계는 사실상 CDO 가격 폭락을 예상하고 이 증권의 부도에 대비한 보험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를 대량 매입한 폴슨 펀드가 주도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 사실을 투자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SEC는 바로 이에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다시 말해 골드만삭스가 투자손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아바쿠스 CDO를 판매했다는 것이다. SEC는 "모든 빌딩이 무너지고 있다. 대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내부 직원들의 e메일을 유력한 물증으로 확보했다. 폴슨은 2006년 말 이미 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질 수 있는 125개 서브프라임 채권을 분류해둔 상태. 자연히 CDO 설계 때 부실채권을 중심으로 짰음은 물론이다. 예상대로 아바쿠스 CDO에 편입된 모기기 채권은 단 6개월 만에 80%가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2009년 1월에는 99%가 떨어졌다. CDO 가격이 폭락하자 가격 하락에 베팅한 폴슨은 10억달러를 챙겼고 투자자들은 10억달러를 날렸다. 이에 따라 폴슨펀드는 2007년 591%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그해 15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SEC는 골드만삭스에 대한 CDO 사기사건을 이 정도에서 끝내려 하지 않을 태세다. SEC는 내부 고위임원들이 관련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혀 아바쿠스 CDO 개발에 관여한 31세의 중간간부 기소 외에도 추가적인 기소 가능성도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아바쿠스와 유사한 25개 상품을 개발ㆍ판매했다. 로이터통신은 "SEC는 월가 다른 투자은행에 대해서도 조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C가 골드만삭스를 겨냥하고 있는 것은 골드만삭스가 오랫동안 월가를 선도해온 세계 최대 투자은행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월가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골드만삭스의 위세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가 개발한 최첨단 금융기법은 늘 다른 투자은행의 벤치마크가 돼왔던 게 주지의 사실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위기가 예측 불가능한 대격변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일각에서는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골드만삭스의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WSJ는 "골드만삭스 하나만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았지만 SEC가 공개한 기소장은 골드만삭스가 그랬다는 이른바 '음모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분석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