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월드컵을' 외국학생 러시

교환학생 조기입국 붐…'대~한민국' 역동적 응원 분위기 만끽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 다니는 아담시어드(22)씨는 연세대 여름학기 교환 학생으로 예정일인 23일보다 2주 가량 빨리입국했다. 어디서 구했는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교환학생실에 나타난 시어드씨에게예정보다 빨리 입국한 이유를 묻자 시어드씨의 대답은 "한국의 뜨거운 월드컵 열기를 놓치기 싫어서"였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 열기에 대한 입소문이 해외로퍼지면서 월드컵을 한국에서 즐기려는 외국 학생들이 최근 늘고 있다. 토고전과 프랑스전을 붉은 악마들과 함께 올림픽 공원에서 본 시어드씨는 20일"2002년 밴쿠버에 사는 한인들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로 몰려 나와 응원하는 광경을잊을 수가 없어 그 현장이 재현되는 2006년 한국을 꼭 체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과 체류 기간이 겹치는 외국 학생들은 밤잠을 이기며 자국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거리 응원의 열기를 만끽하고 있다. 이화여대 기숙사에는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이면 여름학기를 수강하는 외국 학생들의 외박 문의전화가 쇄도한다. 규칙상 통행금지 시간이 정해져 있고 외박을 하려면 신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거리 응원으로 외박을 할 것을 알려오는 학생들의 전화가 이어진다는 것. 한양대는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여름학기에 등록한 외국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한국 문화체험의 하나로서 시청 앞으로 단체 거리응원을 나가는 행사를 기획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C)에서 운영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EAP)를 통해 연세대여름학기에 등록한 학생 200여명 중 22일 입국할 예정인 163명은 한국-스위스전이열리는 24일 서울시청 근처 대형 호프집을 빌려 단체 응원을 할 계획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마침 그 날이 오리엔테이션이라 학교에서 일정을 마치고 밤에시청으로 이동해 한국 응원곡, 구호 등을 가르쳐 주고 거리 응원에도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학생 대부분이 월드컵을 더 재미있게 즐기려고 한국에 빨리 입국하거나 체류 일정을 연기하는 데 반해 월드컵 개최지인 독일 출신 학생들은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현장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일찌감치 출국, 대조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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