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나침반] 진의(眞意)

/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최근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잠정적인 신호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심각한 위험이 남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발언 직후 주가는 하락했고 추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우리 민법에 진의(眞意) 아닌 의사표시도 그 효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미국 주식시장도 발언의 배경보다는 그 표현에 더 큰 비중을 두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발언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됐으며 의장의 진의는 그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금리의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 중으로 예정돼 있는 상원 청문회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좀 더 확실한 진의를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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