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스톤, 포드와 결별 선언

'익스플로러 결함'문제로 타이어 거래 중단타이어 리콜 사태로 인한 포드자동차와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간의 갈등이 결국 100년 우정을 깨뜨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발전했다.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램페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포드자동차에 타이어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포드자동차는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1,000만~1,200만개 가량의 파이어스톤 타이어에 대한 리콜을 준비 중이라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관련업계는 이에 대해 100년간 '바늘과 실' 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가 가장 위험한 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둘 간의 1세기에 걸친 협력관계에 종지부를 찍게 한 문제는 포드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익스플로러의 결함에 대한 책임소재다. 포드측은 100여명을 죽음으로 이끈 익스플로러의 결함이 파이어스톤 타이어 때문이라면서 이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측은 타이어의 결함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더 큰 문제는 포드자동차에 있다며 포드측의 조치에 반발해 왔다. 램페는 이날도 "동일한 타이어를 장착한 다른 차량에서는 사고발생이 적었다"며 "익스플로러에서 사고가 빈번했던 것은 자동차 자체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모든 책임을 우리측에 떠넘기려는 포드측과는 더 이상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은 이번 발표로 포드와의 100년 협력관계가 깨진 것 이외에 상당한 금전적 손실이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에 대한 타이어 납품이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리콜이 실시될 경우 이에 대한 비용 또한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측은 금전적 손실을 입더라도, 자사의 타이어에 대한 평판을 회복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포드자동차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측이 적극적으로 익스플로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설 경우 포드자동차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00년간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간의 상대방 깎아 내리기가 본격화된 것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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