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완화 자율경영 확대

■ 주채무계열 대폭 축소하이닉스 ·고합·쌍용·현대百등 제외 금융감독원의 주채무계열 대폭 축소는 곧 대기업에 대한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자율경영 확대를 의미한다. 규제개혁위원회의 제도개선 등을 통해 규제가 점차 풀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을 고집할 경우 채권은행을 통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빚을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상위 60대 기준'을 적용하면 여전히 주채무계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이미 채권단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별도로 주채무계열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제기된 재벌개혁 후퇴 논란이 가열되고 환란의 한 요인인 재벌들의 무분별한 차입경영이 부활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주채무계열 왜 축소하나 상대적으로 빚이 적은 주채무계열 소속 기업들이 채권은행의 경영지도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율적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또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에 의해 기업신용위험에 대한 상시평가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기 때문에 채권은행 주도로 수시로 경영을 모니터링하고 부실징후가 나타나면 신속하게 대응하면 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아울러 여신전문회사 등 제2금융권의 대기업 여신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신용공여액 산정대상에 이를 포함시켰다. ◆ 어떤 기업이 주채무계열에서 빠지나 주기업체가 채권은행의 공동관리를 받는 그룹이 제외되기 때문에 우선 기존 주채무계열 소속 중 워크아웃 또는 채권은행 관리 아래에 있는 고합ㆍ쌍용ㆍ대우전자ㆍ새한미디어ㆍ동국무역ㆍ갑을ㆍ대우인터내셔널ㆍ오리온전기ㆍ코 리아데이터시스템(KDS)ㆍ신호ㆍ신동방 등이 제외된다. 또 지난해 현대에서 계열분리된 그룹 중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도 대상에서 빠진다. 아울러 기존에는 무조건 빚 많은 순서대로 60개 그룹이 선정됐으나 기준이 낮아진 만큼 현대백화점ㆍ세아제강ㆍ이수화학ㆍ하이트맥주ㆍ고려제강 등 대부분의 45위권 이하 그룹들이 주채무계열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주재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정확한 주채무계열 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그룹별 신용공여액 조사가 완료된 후 확정된다"고 말했다. ◆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되면 주채무계열이란 대기업에 대한 편중ㆍ과다 여신을 억제하고 거액 여신을 보유한 계열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빚 많은 기업집단을 주채권은행을 통해 통합 관리하는 제도이다. 주채무계열로 지정되면 주채권은행의 약정을 맺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고 수시로 여신상황 등을 점검받아야 한다. 또 계열사 보증을 통한 신규여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주채무계열에서 빠지면 이 같은 '금융 족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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