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해 경찰 수사를 통해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尹彰烈ㆍ49ㆍ구속)씨의 40억원 가량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를 파악하고도 경찰의 구속수사 의견을 수차례 묵살한 것으로 밝혀져 수사 축소 및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지난해 윤씨의 1억8,000만원 횡령 혐의가 포착됐으나 경찰 수사에 허점이 많고 지난해 10월 서울지검 특별조사실 피의자 사망사건 등의 여파로 수사할 여력이 없었다”고 밝혔었다.
22일 본보 취재 결과, 지난해 6월7일 당시 조직폭력배 수사를 전담하기 위해 설치됐던 서울경찰청 조폭수사대는 윤씨의 범죄 첩보를 입수, 을지로 6가 계림빌딩의 윤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가지급금 내역 등이 담긴 A회계법인의 `굿모닝시티 자산실사보고서`와 회사자금 출납장부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자산실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윤씨가 2001년 8월부터 당시까지 25억7,000만원을 횡령하고, 증빙 자료가 없는 채무 10억여원의 변제 보증용으로 분양계약서를 담보로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윤씨가 가족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면서 회사 돈 1억8,000만원을 사용한 사실 등도 포착했다.
조폭수사대는 이 같은 수사결과를 직속상관인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김모 총경에게 보고한 뒤, 서울지검에 구속 수사를 건의했지만 검찰은 증거 보강 등을 이유로 두차례나 재지휘 결정을 내렸다.
김 총경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수십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포착했지만, 검찰이 구속 수사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결국 윤씨가 혐의를 시인한 1억8,000만원 부분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나머지는 검찰에서 수사하겠다고 해 자료 일체를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씨의 횡령 혐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서울지검 특수2부가 본격 수사에 나서기 전까지 1년간 1억8,000만원 횡령 혐의에 대해서조차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윤씨를 구속하면서 뒤늦게 영장 내용에 A회계법인의 `자산실사보고서` 등에 나타난 26억원 가량의 횡령 혐의를 포함했다.
본보는 지난해 경찰의 윤씨 횡령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검사와 통화를 했으나 이 검사는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훈기자, 박진석기자, 고성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