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담당 前간부 영장대우그룹이 김우중 회장의 주도아래 무역거래를 위장, 국내은행에 개설한 신용장을 외국계 기업에 담보로 제출, 거액을 대출 받은 뒤 돈을 영국 런던에 있는 대우의 해외비밀금융 조직인 BFC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 중수부(유창종 검사장)는 25일 김 회장의 지시를 받고 이런 범행을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 회장의 중ㆍ고교 동창이자 대우그룹의 국내자금 조달과 국제금융 업무를 담당했던 전 기획조정실장 서모(65)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94년 7월 "신용장을 발급 받아 대출담보로 제공하라"는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대우 홍콩법인이 국내 J은행 뉴욕지점으로부터 발급 받은 수입신용장을 일본계 N상사에 담보로 제출, 1억5,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대출 받은 뒤 이중 상당액을 BFC에 송금한 혐의다.
이 과정에서 대우측은 "일본계 기업 N상사로부터 7년간 자동차 기자재 및 부속품을 공급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구매계약서 등을 J은행 뉴욕지점에 제출하고 N상사로부터 1억5,000만달러를 대출 받은 사실은 의도적으로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조사 결과 대우측은 3개월분 외상대금을 지급하면 이후 3개월간 지급보증능력이 자동연장 되는 개념인 '보증회전 신용장(stand-by revolving L/C)'의 규정을 둘러싸고 해석이 애매한 점을 이용, 7년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총 2억1,150만 달러 상당의 담보능력(지급보증능력)을 확보한 뒤 불법대출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