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투자금 25%유출…25% 더 빠질수도"

금리인상 따른 유동성 축소·채권선호등 영향
일부선 뮤추얼 펀드등 장기자금도 이탈 우려
美고용지표 발표 내달초가 1차 분기점 될듯

"정말 너무 빠지네." 외국인의 뭇매를 맞아 코스피지수 1,300선이 무너진 25일 주식시세단말기를 바라보는 증권선물거래소 여직원들의 표정에 근심이 어려 있다. /김동호기자



"亞투자금 25%유출…25% 더 빠질수도" 금리인상 따른 유동성 축소·채권선호등 영향일부선 뮤추얼 펀드등 장기자금도 이탈 우려美고용지표 발표 내달초가 1차 분수령 될듯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정말 너무 빠지네." 외국인의 뭇매를 맞아 코스피지수 1,300선이 무너진 25일 주식시세단말기를 바라보는 증권선물거래소 여직원들의 표정에 근심이 어려 있다. /김동호기자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가 심상찮다. 외국인들은 지난 4월25일 순매도로 전환한 후 한달 동안 국내시장에서 5조3,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문제는 이런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일부에서는 뮤추얼펀드 같은 장기 자금도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썰물'=외국인들은 25일 2,301억원어치를 팔면서 12거래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3조4,511억원에 달했다. 이는 순매도 일수로는 사상 최고 기록인 24거래일(2005년 9월22일~10월26일)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금액은 기존 최고치(3조3,010억원)를 훌쩍 넘어선 것. 오성식 프랭클린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는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 신흥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지역간 이동,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자산이동 등이 그 원인"이라고 말했다. 오 상무는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직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채권 등의 안전자산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근거로 "2000년부터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어왔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채권 가격이 하락해 채권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기 자금도 이탈 가능성=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한 30조~40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템플턴캐피털투자자문의 마크 홀로웨스코 수석 펀드매니저는 전날 뉴욕에서 열린 증권선물거래소(KRX) 주최 합동 기업설명회에서 "모멘텀 투자가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난해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됐던 글로벌 유동성 가운데 25%가량의 자금이 최근 조정과정에서 빠져나갔다"며 "앞으로도 25% 가량 더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아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들의 전방위 '팔자' 공세가 계속되자 헤지펀드 등 단기 자금 외에 대형 뮤추얼펀드를 비롯한 장기 자금까지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연속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와 글로벌 증시 하락세를 감안할 때 미국의 인터내셔널펀드와 이머징마켓펀드 자금이 이번주 순유출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외국인 매도세에 장기 자금도 가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가 1차 분수령=외국인 매도세의 1차 분수령은 오는 6월 초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알 수 있는 척도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올 경우 고용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데 고용 비용은 물가 상승분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워낙 많은 주식을 갖고 있어 언제든 팔 수 있는데다 금리에 대한 공포가 계속되고 있어 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초 고용지표 등을 통해 금리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시점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달 말에 열릴 미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매도세가 곧 잠잠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남우 메릴린치 리서치헤드는 "외국인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이 그동안 '비중확대'가 아닌 '중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도세의 규모나 기간은 뜻 밖"이라며 "아시아 시장의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시장이 아직 매력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매도세는 곧 잠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05/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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