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년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주식시장의 구조적 변화: 거래회전율 감소의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은 928%였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3년에는 5분의 1 수준인 196%로 떨어졌다. 거래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의 손바뀜이 잦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금융기관의 거래회전율은 2002년 251%에서 2006년 115%로 하락했다가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55%로 크게 상승한 뒤 2010년 다시 하락세로 전환해 2013년 113%였다. 외국인도 금융위기로 대량 순매도를 기록했던 2008년 139%까지 올랐으나 2013년에는 69%로 절반가량 줄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 1999년 76%에서 2013년 47%로 29%포인트 줄었다. 반면 외국인의 비중은 5%에서 29%로, 국내 금융기관은 16%에서 23%로 각각 늘었다. 국내 증시의 주요 거래주체가 개인투자자에서 외국인과 금융기관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높거나 거래비중이 높은 주식일수록 수익률이 낮으며, 이런 현상은 특히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에 매우 두드러졌다. 이런 투자손실 경험이 개인투자자가 주식투자를 기피하거나 최소한 거래의 빈도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고령화, 개인투자자의 투자 여력 감소 등이 맞물리며 개인투자자의 여유자금은 주식시장보다 연금이나 보험, 중위험·중수익형 대체투자상품으로 이동했다. 지난 2004년 이후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가계소비지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가계의 여유자금 성장률이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강소현 연구위원 등은 보고서에서 “기관투자자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투자 행태가 건전화되고 성숙해갈수록 개인투자자의 평균 투자기간은 늘어날 것”이라며 “거래회전율 감소 추세는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어 “대형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과도하면 자금 유출입에 따라 시장 충격이 클 수 있고 장기투자 성향으로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매매전략과 투자대상 측면에서 기관투자자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