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말레이시아를 아시아최고 정보화 대국으로"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마하티르 총리가 아시아 최고의 정보화 대국을 건설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말레이시아 정부는 8일 콸라품푸르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현지에서 첨단 네트워크망을 갖춘 초현대적인 도시인 사이버자야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자야란 말레이어로 성공을 의미하는 말로서 사이버자야는 모두 53억달러의 건설비용이 투입된 마하티르의 야심작. 말레이시아는 2011년 완공 예정으로 수도 콸라룸푸르 일대에 대규모 정보화단지를 건설하는 멀티미디어 슈퍼 코리도(MSC) 프로젝트를 추진중인데 사이버자야는 MSC의 핵심지역에 위치해 있다. 마하티르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MSC 구상은 말레이시아를 21세기의 성장과 안정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마하티르는 MSC를 발판으로 말레이시아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동남아 정보기술시대의 중심축으로 부상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MSC는 아시아 최대 건설 프로젝트중의 하나로서 초고속 광섬유망을 갖추고 있으며 연면적만도 750㎢에 달해 미국의 뉴욕시와 엇비슷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또 MSC의 한쪽 끝에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페르로나스 타워가, 반대편엔 23억달러의 자금을 쏟아부은 콸라룸푸르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다. 마하티르는 연설을 통해 『내가 말레이시아의 성장시대에 동참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성대한 개막행사와는 달리 사이버자야의 미래가 그리 밝은 편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선 당초 예정보다 6개월이나 앞당겨 개막되는 바람에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콸라룸푸르까지 연결될 철로는 빨라야 2001년이 지나야 완공될 예정이며 첨단기업들이 들어설 하이테크 단지도 아직 마무리 공사를 진행중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오라클 등 78개 외국업체를 포함해 모두 225개사가 입주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입주를 완료한 업체는 일본의 NTT와 브리티시 항공 등 21개사에 불과했다. 외국기업들은 대체로 MSC의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냉담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또 지난해 외환위기 과정에서 마하티르가 해외자금 유출을 규제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을 냉대한 것도 아직 앙금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마하티르는 이 때문에 10년간 면세조치를 발표하는 등 각종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의 꿈이 제대로 실현될지 여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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