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암각화 전면에 일종의 이동식 투명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수위에 따른 높이 조절이 가능한 '카이네틱댐(Kinetic Dam)'댐을 설치할 경우 매년 반복되는 암각화의 침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맹우 울산시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 관계 기관장들은 MOU를 통해 '카이네틱댐' 설치 추진에 합의했다.
카이네틱댐은 투명한 재질의 보호막으로 이뤄진 소규모 댐으로 수위 변화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이동과 해체가 용이하다.
이 댐이 설치되면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예방하면서도, 자연경관과 주변 지형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지반조사,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 테스트 등 기술적 검토를 거쳐 전문가들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이 댐의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의 가닥이 잡힌 것은 지난 2003년 울산시가 서울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지 10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 원인인 인근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울산시는 이 방안이 주민 식수난을 유발한다며 생태제방 설치를 주장하는 등 서로 대립해왔다.
국보 285호인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 최초의 고래사냥 기록을 담은 선사시대 바위 그림으로 사연댐 건설로 연중 6개월 가량 물에 잠겨 매년 훼손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