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그램 재편성·중지, 영화 잇단출시 연기미 테러 대참사의 여파로 미국 오락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NN은 지난 11일 이전 미국 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고있던 텔레비전, 음악, 영화 등 오락 산업이 참사 발생 이후 현재 너무나 주변화 돼버렸다고 17일 보도했다.
삶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테러리스트와 첩보기관을 주제로 한 새 드라마나 쇼가 특히 이번 테러 참사이후 외풍을 세게 받아 많은 방송사들이 이들 프로그램을 재편집하거나 재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배우 키퍼 수더랜드를 미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등장시킨 폭스 TV의 새 스파이 드라마 '24'의 경우, 이미 광고까지 편성해놓고도 마지막 장면이 테러리스트가 비행기를 폭파하는 장면이라 오는 10월 30일 첫방영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유동적이다.
참사현장인 세계무역센터로부터 50블록이나 떨어져서 열린 뉴욕 패션주간행사는 올스톱돼 잠정적으로 오는 10월 22~24일께나 마칠 예정이다.
영화산업도 변화의 무풍지대일 수는 없다. 영화제작사인 소니 픽처스는 내년 5월 개봉예정인 '스파이더 맨'의 촬영조차 어렵게 됐다.
은행 강도들이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사이에 쳐놓은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에 걸려드는 장면을 찍어야하는데 이번 참사로 졸지에 쌍둥이 빌딩이 사라져버렸기 때문.
소니사는 또 스파이더맨의 두 눈에 쌍둥이 빌딩이 비쳐있는 영화포스터도 회수해야 할 판이다.
한편 아놀드 슈왈츠제너거의 최신작인 `부대(附帶) 위험'도 오는 10월5일 개봉예정에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며 코미디언 팀 앨런의 최신작인 '빅 트러블' 역시 내용이 핵폭탄 도난을 다루는 관계로 개봉일이 오는 21일에서 2002년까지 밀려났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