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악재의 국내 증시 유효기간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연방기금 금리의 인상과 인플레 우려 표명이 세계 증시에 충격을 줬다. 금리인상 `후폭풍'에 따른 우려로 23일 종합주가지수는 13.60포인트 급락했으나과거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친 실제 영향은 그리 크지 않고 또 효력도 짧아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美 금리인상 시기에 한국 증시는 상승" 24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미국 FOMC는 4년만에 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6월30일 이후 지난 2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으며, 금리 인상 후 다음 금리 인상시기까지 종합주가지수는 대체로 상승 기조를 유지했다. 실제로 2차 금리인상 이후 3차 인상 직전까지인 지난해 8월11일∼9월20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748.62에서 857.15로 14.4% 급등했다. 3차 금리인상∼4차 금리인상 기간(9.21∼11.10)에는 857.15→860.54로 0.39%상승했고 5차∼6차(12.15∼2.2)에는 849.4→921.44로 8.48% 올랐다. 또 6차∼7차 금리인상 구간인 2월3일∼3월22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921.44에서980.41로 6.4% 올랐다. 다만 첫번째와 두번째 금리인상 구간인 지난해 7월1일∼8월10일에는 한국 증시가 지난해 연중 저점을 찍으면서 4.73% 하락했고, 4차∼5차 구간(11.11∼12.14)에도소폭(1.29%) 하락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정연지 애널리스트는 "통계적으로 FOMC 회의 후 종합주가지수가 강세를 보였던 경우가 더 많았고 하락한 경우에도 그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따라서 이번에도 조만간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 금리인상과 외국인 매매동향 상관관계 떨어져"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저금리의 달러 자금을 조달해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케리 트레이드'가 위축되면서 이머징마켓의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과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매 동향은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FOMC가 지난해 6월30일 이후 6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다음날부터 10일 이후까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사례는 3차례에 불과했다. 1차 금리인상의 경우 외국인들은 금리인상일 다음날부터 5일동안 1천7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금리인상일 6일 이후부터 10일 이후까지는 247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또 2차 금리인상 이후 10일간 외국인은 한국증시에서 2천20억원 매수우위를 보였고 5차와 6차 금리인상 이후 10일동안 외국인 순매수는 각각 2천982억원, 1조31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3차와 4차 금리인상 이후 외국인들은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이때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 보다는 대만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변경에 대한 사전조정 움직임과 더 밀접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항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3, 4차 금리인상 시기에 외국인은 한국증시에서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대만증시에서는 1조5천억원 수준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이는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마켓 이탈이 아니라 이머징마켓 내부에서의 포트폴리오 조정 성격이 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7차 금리인상을 앞두고 10일 동안 외국인들이 한국과 대만증시에서 각각 1조2천억원, 1조5천억원을 순매도했다"며 "이는 일부 단기성 헤지펀드 자금들의 이머징마켓 이탈 움직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실질금리와 장기 국고채 수익률 수준, 환율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 표시 자산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본격적인 캐리 트레이드의 이탈을 우려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김지환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은 금리인상과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주식 순매수가 기대된다"며 "유동성 축소의 충격이 단기적이라면 경기확장의 충격은 보다 장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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