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모주 가격도 덩달아 크게 떨어지고 있다. 15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공모청약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공모주 확정가격이 당초 수요 예측을 위해 제시한 공모가 밴드조차 하회하는 등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스틸플라워는 사전에 기대한 공모가 밴드가 1만7,500~2만1,500원이었지만 수요조사 후 절반 정도에 불과한 1만3,500원에 확정됐다. 비츠로셀 역시 밴드인 6,700~8,000원에서 한참 떨어진 5,500원으로 결정이 났다. 공모가 하락 행진은 진로가 한 차례의 공모청약을 연기한 후 지난 5일 당초 범위인 4만5,000~5만원을 밑도는 4만1,000원으로 내리면서 시작됐다. 대기업의 공모가 수준이 낮아지면서 중소형 종목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3~4일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SKC&C가 일찌감치 지난해 자산가치 기준 주가인 주당 4만4,800원보다 30%가량이나 낮은 수준인 2만8,000~3만2,000원으로 공모가 밴드를 정하면서 새내기주의 공모가격 낮추기 바람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증시가 급격히 조정 양상으로 돌아서면서 앞서 랠리 시기에 정해진 공모가에 거품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 상장한 동양생명보험도 이날 1만4,850원을 기록해 공모가(1만7,000원) 밑에서 허우적거리는 등 새내기주의 주가가 부진하자 신규 상장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모가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모 물량이 급증하는 것도 악재다. 지난해 말과 올 초 증시가 부진할 때 잇따라 연기했던 공모주 청약 건수가 하반기 들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기 전 공모 물량이 연간 2조원 정도였던 데 비해 올해 4ㆍ4분기에만 동양생명(3,403억원), 진로(5,904억원)의 공모가 확정된 데 이어 포스코건설(8,987억~1조784억원), SKC&C(4,200억~4,800억원) 등의 공모주 청약이 이어지면 총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앞서 연기된 대형 업체 공모가 향후 줄줄이 있어 수급 면에서 낙관적인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