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주 중 절반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기업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최악의 실적이 우려되는 조선주들의 실적 발표도 임박해 대형주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38곳 중 19곳(50%)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소재·산업재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OCI는 2분기 영업이익으로 62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의 평균 전망치(컨센서스) 428억원에 비해 85.5% 미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311억원)의 절반 수준인 149억원에 그쳤다. 제일모직의 2분기 영업이익은 391억원, 삼성물산은 757억원으로 각각 컨센서스를 39.29%, 30.92% 밑돌았다. 국내 증시의 대표 업종인 IT(정보기술)주도 사정이 비슷하다.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 489억원은 시장 기대치(670억원)보다 27.0% 적은 수준이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대한 시장 눈높이보다 3%가량 작은 실적(6조9,006억원)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컨센서스에 4.8% 못 미치는 1조3,75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보다 양호한 성적을 낸 기업이 다수를 차지했던 1분기 실적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며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가운데 기업 실적까지 부진하자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며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수출주 부진이 두드러지는 만큼 경기민감업종 내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오는 29일에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예상되는 조선주 ‘빅3’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조 단위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이익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기업 271곳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현재 33조7,804억원이다. 이는 한 달 전의 34조4,891억원에 비해 2.05% 감소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