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에는 함경도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으로 보선한 4명의 고위 인사가 공교롭게도 모두 함경도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자 4면에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으로 보선된 박봉주 전 노동당 경공업부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의 프로필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박봉주의 고향은 함경북도 김책시(옛 성진군)이며, 현영철은 함경북도 어랑군, 김격식은 함경남도 정평군, 최부일은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각각 출생했다.
북한에서 김일성 시대에는 함경도 출신이 중앙당 간부로 잘 중용되지 않았다.
김일성 주석은 1945년 평양에 입성해 북조선공산당을 창설할 당시 유력한 국내파 공산주의자였던 함흥 출신 오기섭 등의 견제를 받으면서 함경도 출신에 심한 거부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기섭은 1925년께부터 공산주의운동을 시작해 1945년 9월에는 함경북도 공산당 창설위원장을 지냈고 그 해 10월에는 북조선공산당 제2비서에 올랐다.
지연을 중시했던 오기섭은 함경도 출신 간부들 속에서 신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1958년 ‘반당 종파분자’로 낙인돼 숙청됐다.
오기섭 숙청 이후 김 주석은 “함경도 출신들은 지역주의, 종파주의가 심하다”고 자주 강조했으며 이후 노동당은 간부 발탁에서 함경도 출신들을 최대한 배제해왔다.
이러한 간부정책 기조는 김정일 시대에도 이어져 왔지만 김정일 시대 말기에는 함경도 출신이라고 간부 선발에서 특별히 배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보선된 4명의 인물 외에도 함경도 출신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은 최영림(함북 경흥), 장성택(함북 청진), 김기남(함남 금야) 등으로 10여 명에 달한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