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과 아이폰 등 애플의 대표제품 디자인을 총괄한 조너선 아이브(사진) 애플 디자인 수석부사장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으로 아이브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잇는 후계자로 언급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은 성명을 통해 아이브가 신설된 직책인 CDO로서 지금까지의 업무영역을 넘어 애플의 미래 제품 기획까지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브 신임 CDO는 애플의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 오는 2017년 문을 열 본사의 건축 디자인 등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브가 담당하던 디자인 부문 부사장직은 리처드 하워스 산업디자인 담당 부사장과 앨런 다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분담한다. 쿡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모에서 "조니(조너선의 애칭)는 그의 세대에서 가장 재능 있고 뛰어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5,000개의 디자인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직무는 그가 지금까지 애플에서 근무한 모든 작업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FT는 "이번 승진으로 아이브 CDO가 애플 내에서 미치는 힘과 영향력은 쿡 CEO와 라이벌 수준에 이르렀다"며 "특히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과거에 이끌었던 제품 디자인 방향 부문에서 아이브 CDO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출신인 아이브 CDO는 지난 1992년 애플에 입사해 맥컴퓨터·아이팟·아이폰 등 애플을 대표하는 제품들의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2012년부터는 애플 운영체제인 iOS 등 소프트웨어 디자인 부문까지 맡으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 아이브는 잡스가 자서전에서 '애플의 영적 파트너'라고 평가하기도 하는 등 잡스와 절친했던 사이다. 잡스는 자서전에서 아이브가 "애플에서 나(잡스)를 제외하고 집행권한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