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는 7개월간의 긴 여행 끝에 지난 4일 화성의 한 평원에 안착했다.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근접한 이래 세계의 방송과 신문, 그리고 인터넷까지 동원되어 화성과 화성탐사계획에 대한 풍성한 자료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화성탐사에 대해 그동안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던 일반인들은 4억9천7백만㎞의 여정을 5번의 궤도수정을 거쳐 원하는 목표 지점에 정확히 진입시킨 첨단 기술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또 24개의 풍선(에어백)을 이용한 화성 착륙 아이디어, 초속 1㎝의 속도로 행동반경도 수십m에 불과하나 6개의 바퀴로 화성의 토양을 조사하며 각종 자료를 지구로 송신하고 있는 「소저너」라는 작은 탐사로봇의 활동에 대해서도 감탄하고 있다.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착륙한 뒤 에어백의 가스가 완전히 빠지지 않아 화성으로 진입하려는 소저너의 길을 가로막고 패스파인더와 소저너와의 통신이 정상 작동되지 않아 소저너의 원격조정에 문제가 생기는 등 기술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나름대로 해결하여 인류가 만든 자그마한 로봇이 화성의 표면을 이동하면서 움직이는 영상을 지구로 보내고 이를 다시 전세계의 인류가 안방에 앉아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화성의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한 치밀한 계획과 탄탄한 기술력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패스파인더를 제작, 운항하는데 사용된 비용이 2억6천6백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많은 과학자나 기술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우주개발을 위하여 「Better, Faster, Cheaper」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형 탐색위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탐사위성이 짧은 기간에 개발되고 개발과 운용비용이 저렴하도록 운용되어야 하며 성공적이며 우수한 과학적인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우주탐색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이다.
최근 미국의 태양계 탐사계획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화성탐사계획으로 이번의 패스파인더가 그 서막을 장식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오는 9월 화성궤도를 선회하며 화성지도를 작성할 글로벌 서베이어를 포함해 미국은 앞으로 약 10년간 2∼3년 간격으로 소형 탐색위성을 계속해서 화성으로 발사할 계획이며 화성의 토양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도록 하는 등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화성탐사계획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30여년간 금성에 수차례의 탐사위성을 발사하였고 1994년에는 금성탐사위성 마젤란이 금성의 대기로 추락하며 상층대기를 관측하는 「자살임무」를 수행하는등 다양한 탐사활동을 통해서 이미 금성의 지형도는 상당한 정도의 수준으로 작성돼 있다.
또 파이오니어, 보이저, 그리고 갈릴레오 탐사위성을 통해 목성, 토성에 대한 촬영, 대기분석 등 기초적인 탐사를 수행해 온 바 있다.
태양의 극궤도를 돌며 태양풍을 관측하기 위한 율리시즈 탐사위성이 1990년 발사되어 이미 활동 중에 있고 2004년에 토성을 탐사하기 위한 카시니 위성이 올해 발사될 예정으로 있다.
우리는 1969년 7월 전세계에 생중계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보며 흥분하던 기억이 있다. 1980년과 1981년에 각각 보이저 1,2호가 토성의 고리를 촬영하여 송신한 화려한 컬러사진과 토성의 고리를 통과할 때 고리의 물질들과 부딪히며 내는 토성의 소리를 들으며 놀라워하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오늘날 화성의 패스파인더와 소저너 탐사로봇의 활동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과 항공우주 선진국들은 하루아침에 탐사위성을 화성에 착륙시키거나, 여러 행성에 보내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쾌거를 이루기 위해 상당한 투자는 물론 많은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있었고 장기적이며 실질적인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계획을 적절한 시기에 합리적으로 수정하며 꾸준히 추진해서 얻은 결과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2년전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안을 발표하였고 앞으로 20년 후인 2015년까지 세계 10위권의 선진우주국에 진입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안에 의하면 통신방송위성, 다목적실용위성, 과학위성 등 총19기의 위성을 개발하고 3단 고체과학로켓 및 저궤도위성발사체 개발에 대해 단계별 목표와 추진전략이 수립되어 있다.
이러한 중장기 계획들이 치밀하고 적절하게 추진되어 2015년에는 우리나라도 나름대로의 달 탐사계획을 수립하고 있거나 추진하고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국제사회에서 태양계의 행성탐사활동이 대한민국과도 관련이 있는 영역으로 고려되고 있기를 기대한다.<항공우주공학>
◇약력
▲60년 인천생 ▲83년 서울대 항공공학과 졸 ▲90년 미국텍사스A&M대 항공우주 공학과 박사 ▲미국 텍사스A&M대 연구원 ▲92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