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신사] '정반대' 매매 지속

외국인은 지난 6월부터 매도세를 강화하며 6월중 7,322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주가 1,000포인트가 깨진 지난 13일에도 2,06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은 지난달 2조5,806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금리쇼크로 주가가 급락한 13일에도 무려 3,970억원을 순매수했다.그동안 증시를 쌍끌이 해왔던 외국인과 투신이 이처럼 정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장을 보는 시각에 틈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외국인은 최근들어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경계의 시각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경우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2배 가까이 올랐지만 아직도 부실채권 규모가 GDP의 45%에 이르는 등 기대만큼 펀더멘털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시장이 실물경제의 회복속도에 비해 너무 앞서 나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금융과 실물의 괴리현상도 외국인이 우려하는 점이다. 이와함께 은행의 매각지연과 재벌기업의 구조조정 지연도 투자의 걸림돌로 지적되면서 일부 외신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투자자금이 이탈, 아직 저평가 상태에 있는 유럽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은 실제에 비해 훨씬 부풀려 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진단이다. 더블유아이카증권의 이옥성(李玉成) 지점장은『외국인의 매도세는 이익실현을 위한 단기성 매물』이라면서『아시아와 유럽의 투자자금은 성격이 달라 아시아 투자자금이 유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매성향은 무조건적인 매도가 아니라 해외 주식예탁증서(DR)에 비해 가격차이가 없는 핵심블루칩의 매도와 함께 그동안의 상승장에서 소외된 실적호전주 및 저PER주로 이동하는 교체매매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하고 있다. ◇투신 투신은 그동안 공격적인 매수로 지수하락을 떠받치는 등 증시 안전판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물론 투신이 연속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기 식의 매매를 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세자리수로 내려앉은 지난 13일에는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우량주의 적극 매수보다는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은 저점 매수에 치중했다. 이처럼 투신이 공격적인 매수에서 한발 후퇴하는 양상을 보인 것은 급등하는 금리 때문이다.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요인이라면 금리는 기관투자가에게 있어 투자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된다. 주가가 중기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1월과 4월의 주된 요인 역시 금리였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한은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데다, 주식형 수익증권 유입속도가 7월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어 투신의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6월 한달동안 7조원이 유입됐던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7월 들어 10일까지 4조9,000억원이 유입됐다. 하루평균 유입규모로 보면 6월중에는 2,700억원, 7월에는 5,400억원으로 유입세가 갈수록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명달(金明達) 대한투신 주식투자부장은『현재처럼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돈이 몰리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투신의 매수세를 반전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면서『특히 주가가 1,000포인트 밑으로 하락하면서 그동안 사기에 부담스러웠던 핵심블루칩 등 대형우량주를 매수하기에 오히려 유리한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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