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부 축구선수들의 처지는 농민공(農民工)이나 다를 바 없다.” 연간소득이 400만위안(약 4억8,000만원)에 달하는 축구선수 하오하이동(郝海東)의 농민공에 대한 ‘모독성’ 발언이 중국의 저소득층들을 화나게 했다. 여기에다 외부활동으로 만만치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베이징대학의 한 교수가 자신의 월급이 고작 4,786위안(약 57만원)으로 생활 유지가 어렵다고 ‘동정’을 호소하면서 저소득층의 울화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소득 양극화에 따른 계층간 불화가 급격하게 커지는 양상이다. ◇농민공을 모욕하지 말라= 잉글랜드 챔피언스리그의 셰필드 유나이티드 소속 축구선수인 하오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 축구선수들의 처지를 보면 일년 내내 일하고도 손에 쥐는 건 쓸모 없는 불량어음 몇 장 뿐인 농민공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오의 발언은 동료 축구선수들의 불우한 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정든 고향을 떠나 중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공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폭언’으로 들렸다. 인터넷에서는 “공이나 잘 차라”, “농민공을 매도말라”는 등의 하오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신화망의 한 네티즌은 “농민공은 설령 수입이 적더라도 오늘날의 중국을 있게 한 주역이므로 존경받아야 한다”면서 “하오는 농민공을 능멸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화이트컬러의 삶’이라는 역설적인 필명을 사용하는 한 농민공은 “건설현장과 탄광 막장을 전전하다가 지금은 탄광 하역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 세상에서 농민공이 가장 불쌍한 줄 알았는데 하오 선생의 고견을 들어보니 축구선수가 더 가련한 처지라는 걸 알게 됐다”고 비꼬았다. ◇‘회색수입’에도 비난 쏟아져= 또 다른 ‘돌출성 발언’은 지난달 15일 베이징대 아이(阿憶) 교수가 자신의 소득명세서를 인터넷에 소상이 공개하면서 터져 나왔다. ‘사실을 말한다’(實話實說)이라는 유명 방송프로그램의 진행자였던 아 교수는 “돈벌이에 미쳐 본업 보다는 부업에 혈안이 돼 있다”는 주변의 비난에 맞서기 위해 자신의 월 평균 수입이 4,786위안(약 57만원)으로 자신의 매달 생활비 5,285위안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것. 아 교수는 한 술 더 떠서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무뇌아(無腦兒)들아, 우리(교수)에게 출구를 보여다오. 우리도 이 상황을 탈출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아 교수의 강변은 교수들의 ‘회색수입’을 비난하는 역풍을 몰고 왔다. 한 베이징 시민은 “아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교외의 호화별장과 고급 수입차를 몰고 다니는 많은 교수들은 그 돈이 어디서 났는지 궁금하다”며 “학문연구 보다는 외부활동에 열중하며 벌어들이는 ‘회색수입’이 그 해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칭화대학이나 베이징대학 등 유명대학의 교수들은 본수입 보다는 회색수입이 더 많다는 것은 이미 상식에 속하는 것”이라며 “방송 진행자까지 맡았던 아 교수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